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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SM, 공룡 기획사 탄생 속 커져가는 우려

기사등록 : 2023-02-14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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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하이브가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을 매입해 최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경영권 분쟁의 서막이 올랐다. 하이브가 K팝 산업의 거대 공룡 엔터사로 거듭난다는 기대와 동시에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 'K팝 공룡 엔터사' 탄생…"신인 제작 어려워져"

그룹 방탄소년단과 4세대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르세라핌, 뉴진스 등을 보유한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의 최대 주주가 됐다. 이수만 대주주가 보유한 지분 14.8%를 매입하면서 1대 주주로 등극해 'K팝 엔터사의 공룡 기업'의 탄생을 앞두고 있다.

하이브는 이 전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을 인수함과 동시에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SM 지분도 공개 매수에 나섰다. 하이브가 소액주주들의 지분 25%를 추가 확보해 경영권까지 확보한다면 K팝 시장은 하이브가 독점하는 셈이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하이브 심볼 [사진=하이브] 2022.07.08 alice09@newspim.com

이미 하이브는 빅히트뮤직,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어도어, 쏘스뮤직, KOZ엔터테인먼트, 빌리프랩 등을 산하 레이블로 두고 있다. 글로벌 시장을 섭렵한 방탄소년단부터 4세대 대표 그룹을 모두 소속 아티스트로 두고 있는 만큼 K팝 시장 내에서 하이브의 영향력은 이미 커졌다.

여기에 보아, 엑소, NCT, 슈퍼주니어, 태연, 동방신기, 샤이니, 에스파, 레드벨벳 등 SM의 대표 아티스트들이 하이브의 체제로 들어가게 되면서 이제 K팝 시장은 하이브외 중소 기획사의 경쟁이 된 셈이다.

그러다보니 중소기획사들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실제 한국음악콘텐츠협회가 운영하는 써클차트의 지난해 앨범차트의 TOP10에는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가 포진돼 있다. 방탄소년단을 비롯해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있고 SM 아티스트 NCT와 에스파가 이름을 올렸다. 10위권 내에 하이브와 SM의 아티스트가 6팀이 존재한다. 여기에 YG의 블랙핑크, JYP의 스트레이키즈를 제외하고 톱10에 이름을 올린 중소기획사 아티스트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한 가요관계자는 "그룹을 제작을 한다고 하더라도 흥행까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대중의 눈은 높아졌고, 그에 걸맞은 퀄리티로 맞추려면 그만큼의 자본이 필요한데, 이미 대형 기획사는 가지고 있는 인프라와 시장 자체가 다르니 경쟁이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거대 자본이 없는 이상 중소기획사의 아티스트는 쉽게 외면당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마 신인 제작에 열을 올리는 중소기획사는 더이상 없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 SM, 음악적 색깔 잃게 되나…"K팝 다양성 저해 우려"

가요계에서 하이브와 SM은 남다른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SM의 경우 K팝에서 쉽게 시도하지 않았던 색깔을 주로 선보여왔다. 소속 아티스트 역시 어찌보면 난해할 수도 있는, 마니아층을 노린 콘셉트를 통해 시장을 앞서 나갔다.

샤이니 태민은 솔로 앨범을 통해 중성적인 섹시미를 강조했고, 발매 당시에는 큰 성적은 내지 못했지만 시간이 지나자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게 됐다. 이후 SM은 '광야'라는 SMCU(SM Culture Universe) 세계관을 만들며 독립적인 체제로 트렌드를 선도해 왔다.

반면 하이브는 여러 레이블을 산하에 두고 있는 만큼, 하나의 색깔로 뭉치는 기획사는 아니다. 각기 레이블 내 아티스트에 대한 색깔은 뚜렷하나, 하나의 그룹으로 봤을 때의 색은 없는 셈이다. 그러다보니 SM이 하이브의 산하 레이블 중 하나로 자리잡았을 때 '그간 SM이 지켜온 색깔을 잃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사진=SM엔터테인먼트] 2022.09.16 alice09@newspim.com

이에 박송아 대중문화평론가는 "SM은 28년동안의 역사를 바탕으로 K팝을 선도하며 아시아 시장을 개척했고, 하이브는 최신 트렌드로 현재 가장 영향력 있는 그룹을 발굴해 북미, 유럽 등 최대 글로벌 시장에서 K팝을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SM이 오랜 시간 쌓아온 지식재산권(IP), 회사 시스템 및 프로듀싱 노하우와 하이브가 지니고 있는 자본력,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K팝이 빛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다만 SM엔터테인먼트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K팝 시장에서 독보적인 색깔을 드러냈다. 광야라는 세계관과 동시에 쉽게 시도하지 않아왔던 음악을 꾸준히 선보이면서 지금의 SM이 완성된 만큼 하이브 산하 레이블 체계로 들어갈시 고유 색깔이 옅어질 것이라는 우려 역시 꾸준히 나오고 있다.

박 평론가는 "똑같은 환경 아래에서 비슷한 프로듀싱을 하게 된다면 라이벌 관계에 있던 회사의 차별성이나 개성, 색깔이 사라지면서 K팝의 다양성 또한 저해될 수 있다"며 "팬들과의 소통이 K팝의 강점인 만큼, 변화하는 방향성에 대해 팬들의 생각도 고려해야 할 때"라고 짚었다.

alice0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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