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지나 이지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민생안정 대책으로 통신비 인하 압박을 본격화한 가운데, 이통3사에서 민생안정 동참 일환으로 제시한 1달간 무상데이터 제공 혜택이 정부 압박에 못 이겨 낸 주먹구구식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빈축을 사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이통3사는 동시에 자료를 내고, 민생안정 동참을 위해 3월 한 달간 고객들에게 무상으로 추가 데이터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윤석열 대통령은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열고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 등의 내용이 담긴 물가안정대책을 내놨다.
통신업계에 정통한 한 고위관계자는 "이통3사의 데이터 무상제공은 정부에서 물가안정대책을 내놓기 전 과기정통부 쪽에서 사전에 통신사 쪽에 내라고 해 이통3사에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문제는 이통3사에서 제시한 혜택들이 가계통신비 절감과는 크게 상관없는 보여주기 식의 단발성 이벤트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SK텔레콤과 KT의 경우 3월 1달간 요금제의 기본 제공 데이터 외에 추가로 30GB 데이터를 추가 제공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는 자신이 가입한 요금제에 포함된 데이터 기본량과 동일한 데이터를 추가로 제공한다. 모두 3월이 지나면 소멸되는 데이터 혜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5G 가입자의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27GB로 30GB에 미치지 못 한다. 여기에 많은 데이터를 소비하는 사용자들은 이미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돼 있어, 이들에겐 이통3사가 내 논 혜택들은 무용지물이다.
김주호 참여연대 사회경제1 팀장은 "만약 데이터를 지급해 실효성을 가지려면 데이터를 이월해 연말까지 쓸 수 있게 한다거나 가족끼리 나누는 등의 방식이 있을 것"이라며 "민생안정에 동참한다면 요금 할인 혜택 등도 가능할 텐데 이번에 내 논 혜택들은 결국 보여주기식 혜택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통신3사 로고 이미지 [사진=뉴스핌 DB] |
과기정통부 통신이용제도과 관계자는 "최근 고물가 상황에 정부가 정책적으로 할 부분이 있지만, 이번 건은 통신사가 자발적으로 물가부담 완화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자율적으로 제공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정부는 이번 비상경제민생회의를 거쳐 상반기 중 40~100GB 구간의 5G 요금제를 새로 선보이고, 다음 달 중엔 5G 시니어 요금제를 신규로 출시하기로 했다. 지난해 8월 이통3사에선 24~31GB 구간의 5G 중간요금제를 출시했지만, 요금제 양극화 문제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은 "작년 4월 대통령직인수위 과학기술교육분과는 5G 중간요금제를 신설하겠다고 해 그 해 7~8월 이통3사가 30GB 전후의 중간요금제를 발표했지만 통신비 경감 효과가 없어 이용자들 비판만 초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계통신비 경감 정책을 소비자 입장에서 실효성 있게 펼치기 위해선 5G 기지국 구축 및 커버리지 현황, 통신사의 매출 실적, 물가를 상승시키는 요인인 통신비 평가 등을 고려해 통신비 경감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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