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 세계 1위인 중국 CATL이 배터리 가격인하에 나섰다는 소식에 국내 배터리 업계는 예의주시하고 있다. 하지만 CATL의 배터리 가격 인하는 중국 정치적인 상황과 맞물린데다, 아직까진 자국 자동차기업에만 해당돼 국내 배터리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21일 외신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CATL은 3년간 리튬가격을 톤당 20만 위안 기준으로 하는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에서 거래되는 현재 탄산리튬 값(t당 40만위안 선)을 고려하면 절반 정도 가격이다.
통상 배터리 가격은 탄산리튬 원가에 따라 변동되지만, CATL은 탄산리튬 시가의 절반 수준에 고정해 배터리 가격을 산정하기로 한 것이다.
CATL [사진=뉴스핌 DB] |
저렴한 배터리를 공급받기 위해선 자동차 기업들이 배터리의 80% 이상을 CATL로부터 공급받아야 한다. 이들 기업은 아직까진 자국 자동차 기업들인 지커자동차, 웨이라이(니오), 리샹(리오토), 화웨이의 화반 등에 해당된다.
일각에선 CATL의 이번 결정이 좋지 않은 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고육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내 점유율을 독차지 했던 과거와 달리 CATL의 중국 점유율이 뚝 떨어지면서 가격인하 카드를 내밀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CATL이 미국 자동차 기업인 포드와 미국에 합작사를 설립하기로 하면서 중국당국으로부터 기술 전수에 대한 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를 상쇄하기 위한 CATL의 '이벤트성' 정책이라는 분석에도 힘이 실린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전기차 업체들에만 할인을 제공하는 것이 이벤트성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CATL의 중장기 고객 확보 전략 중 하나가 오픈 된 정도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 배터리 출하량 기준 CATL의 시장 점유율은 37%로 세계 1위를 차지했지만 중국 내에서 CATL 점유율은 50% 이하로 떨어졌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CATL의 움직임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당장 국내 배터리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기 때문이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자동차 기업들과 원자재 가격에 따라 판가가 변동되도록 계약했기 때문에 CATL의 가격 인하 영향을 받을 위험성이 적다는 것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우선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 좀더 지켜봐야할 것 같다"며 "중국 배터리 업체는 저렴한 LFP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는데 반해 국내 배터리업계는 하이니켈 배터리에 주력해 결이 다른데다 이미 국내 업체는 배터리 소재가격 연동제를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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