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한태희 강정아 기자 = 경기 부진을 우려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한은은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1.7%에서 1.6%로 내렸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23일 오전 서울 중구에 있는 한은에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통방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 인상은 7회 연속에서 멈췄다. 한은은 통방회의를 열지 않는 3·6·9·12월을 제외하고 지난해 4월부터 지난 1월까지 기준금리를 7회 연속 올린 바 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배경으로 경기 부진이 꼽힌다. 지난해 4분기 한국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분기대비 0.4%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2020년 2분기 이후 10분기 만에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서울=뉴스핌] 김영현 기자 2023.02.23 yh161225@newspim.com |
올해 1분기 전망도 밝지 않다. 한국경제 성장 동력인 수출 부진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2.3% 감소했다. 지난 1월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16.6% 줄었다.
한은은 지난 2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높은 물가 오름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단기적으로 경기 부진이 심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기가 부진한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올리면 경기 침체 국면으로 갈 수 있다. 기준금리 인상은 가계 소비 감소 및 기업 투자 위축을 초래해서다. 더욱이 기준금리 인상은 원화 가치 상승을 부추겨 원/달러 환율 하락 요인이 되고 이는 수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이론적으로 2분기 연속 마이너스 경제 성장률이 나오면 경기 침체 국면으로 진단한다.
전문가는 한은이 이번에 숨 고르기를 하며 경제성장 하방 위험 등을 점검한다고 봤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경기순환시계에서 수출액을 제외하면 대체로 둔화 또는 하강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수출도 이달 20일까지 데이터는 5개월 연속 전년비 역성장과 12개월 연속 적자를 시사한다다"고 설명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달러 환율 1300원대 위협도 연준 최종금리 전망치 변화로 발생한 달러 강세 여파"라며 "지금은 하강하는 국내 경기에 집중해야 할 형편"이라고 말했다.
한은 기준금리 동결 결정으로 한국과 미국 간 금리 격차 1.25%포인트는 유지됐다.
한은 결정은 금융시장 다수 예상에 부합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보유 및 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66명이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한은은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내렸다. 지난해 11월 전망에서 올해 1.7% 성장을 제시했으나 이번에 1.6%로 0.1%포인트 조정했다.
이창용 총재는 이날 오전 11시10분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준금리 동결 배경과 한국경제 상황 등 금통위에서 논의한 내용을 설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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