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미국의 지난해 4분기(10~12월) 경제 성장률은 당초 발표된 수치에서 소폭 하향 조정됐다. 다만 미 경제는 여전히 성장세로 지난 한 해를 마감했다.
또한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한 대량 해고 바람에도 지난주 미국의 고용시장은 여전히 뜨거웠다.
미국 상무부는 23일(현지시간) 계절 조정 기준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율로 2.7%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미 수출입 항만 [사진=블룸버그] |
◆ 4분기 GDP 성장률 2.7%로 소폭 하향 조정...지난해 하반기 미 경제 여전히 '성장'
미 성장률은 속보치, 잠정치, 확정치로 세 차례 나눠 발표된다. 이날 수치는 잠정치로 지난달 공개된 속보치 +2.7%에서 0.2%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로이터 통신 사전 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4분기 GDP 성장률이 속보치에서 변함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상반기 미 경제는 -1.1% 역성장하며 침체 우려를 키웠으나, 3분기 3.2%로 성장세로 전환한 데 이어 4분기에도 다소 둔화하기는 했으나 성장세를 이어갔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에도 미 경제는 강력한 체력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달 소매 판매가 전월보다 3.0% 늘어나는 등 예상보다 큰 폭 증가했고, 제조업 경기도 위축세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한 1월 미국의 기존주택 판매가 전월 대비 0.7% 감소(계절조정치)하며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지만, 감소세는 둔화하는 등 주택시장도 저점에 가까워졌다는 신호를 보이고 있다.
고용시장도 여전히 강력했다. 구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들과 금리 상승에 민감한 주택, 금융업계에서의 대규모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고용시장에서는 여전히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타이트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증가 예상 뒤엎고 6.3만건↓...고용시장 여전히 '강력'
이날 미 노동부는 지난주(1월 12∼18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19만2000건으로 전주보다 3000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3주만에 최저치다.
이는 직전 주의 19만5000건에서 20만건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로이터 전문가 예상도 뒤엎는 결과다. 올해 신규 실업수당청구건수는 18만3000건~20만6000건의 좁은 범위에 머물고 있다.
전문가들은 빅테크의 대량 해고는 전체 경기 상황을 대변해주지는 못한다며, 이들 기업의 구조조정이 고용시장 전체를 대변한다고 봐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 상점의 구인 공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전일 발표된 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도 비슷한 견해를 드러냈다. 의사록은 "일부 회의 참가자들은 최근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불고 있는 해고 바람은 이들이 지난 몇 년 몸집 키우기에 나선 데 따른 결과이며, 이들의 감원이 고용시장 전체에서 수요가 둔화하고 있다는 의미로 봐선 안 된다고 말했다"고 언급했다.
고용의 척도로 여겨지는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65만4000건으로 직전 주에 비해 3만7000건 감소했다. 감소폭은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가팔랐다.
로이터 통신은 최근 몇 주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역사적 기준으로는 여전히 매우 낮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1일 미 노동부가 공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12월 미국에서 실업자 한 명당 구인건수 비율은 1.9배로 2배에 가까운 상황이며 1월 미국의 실업률은 3.4%로 53년 만에 최저치로 집계됐다.
연준은 강력한 고용 상황이 임금발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상황을 염려했으며, 고강도 긴축을 이어 나갈 근거로 언급해왔다. 이에 시장에서는 고용 시장에서 냉각 조짐이 나타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냉각 조짐은 나타나고 있지 않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실업률이 연말에는 3.6%로 오르며 2024년 말까지 비슷한 수준에 머물 것으로 봤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