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직접 대화와 휴전을 촉구한 중국의 입장문에 대해 서방은 중국의 저의를 의심하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겠다는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우크라이나 전쟁 1주년을 맞아 24일(현지시간) 개최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장관급 회의에 참석, 중국의 입장문을 겨냥해 "동등성의 오류에 빠져선 안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안보리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쪽 모두 전쟁을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식의 "거짓 동등성"에 현혹되선 안된다면서 "러시아가 공격을 멈추고 우크라이나에서 떠나면 전쟁은 끝난다"고 강조했다.
불법 침략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와 주권을 수호하기 위해 이에 맞선 우크라이나를 동등한 위치에 두고 사태 해결을 모색해선 안된다는 취지다.
유엔 안보리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3.02.25 kckim100@newspim.com |
블링컨 장관은 이와함께 안보리는 임시 또는 무조건적인 휴전 제안에도 속으면 안된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는 일시적 휴전을 우크라이나 점령지를 통제하고 군대를 재충전하는 데 이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러시아의 전쟁을 지원하면서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촉구해선 안된다"며 일침을 가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이날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중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불법적 침공을 규탄한 적이 없기 때문에 신뢰가 높지 않다"며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그는 "시진핑 중국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 불과 며칠 전 만나서 '무제한 협력'에 합의한 바 있다"고 꼬집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중국의 대러 군사지원 가능성에 대해서도 "중국은 그래선 안된다. 그럴 경우 불법적 침공 전쟁에 대한 지원이자 국제법과 유엔 헌장을 위배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수도 키이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과 만날 계획이라면서 "시 주석과의 만남은 양국과 세계 안보에 유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중국의 입장문에 대해서도 "중국의 제안에 동의하는 부분도 있고, 아닌 부분도 있다"면서 "어쨌든 이번 제안은 의미가 있다. 사태 해결과 관련해 중국과도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입장문이 우크라이나의 영토 완전성을 존중하는 것을 보인다"면서도 "문제는 그 이후에 따르는 말들이다. 후속 절차와 그 결과가 무엇이냐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언급은 무조건적인 대화 재개와 협상을 골자로 한 중국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보다는 최근 부각되는 러시아와 중국의 밀착을 견제하기 위해 중국과의 소통에도 나서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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