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주요뉴스 중국

화웨이 런정페이 "AI 시대, 수학자 집중 육성해야"

기사등록 : 2023-03-20 11:22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상하이교통대학에서 진행된 과학자 좌담회 대담
"몇 십년을 쏟아부어도 미국 과학 수준에 못 미칠것"

[서울=뉴스핌] 조용성 기자 = 중국 IT기업의 상징인 화웨이(華爲)의 설립자인 런정페이(任正非)가 미래 인공지능(AI)의 시대에는 수학자의 역량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런정페이가 지난달 24일 중국 상하이교통대학에서 진행했던 과학자 좌담회의 질의응답 전문을 대학측이 20일 공개했다.

좌담회에서 런정페이는 "나는 가장 친미적인 사람이었다"며 "세계에서 가장 좋은 부품은 대부분 미국에서 생산되며, 나는 세계 최고의 부품과 장비로 세계 최고의 제품을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갑자기 제재로 인해 부품과 장비를 조달할 수 없게 됐고 우리는 한순간에 '바보'가 되어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의 과학 역량은 우리가 몇 십 년을 쏟아부어도 따라잡지 못할 수준"이라면서 "다행히도 우리는 지난 20여년간 기초이론 분야에서 상당한 준비를 해 놨으며, 관련 과학자와 전문가를 육성하는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는 3년만에 1만3000개 이상의 부품을 국산화했으며, 4000개의 회로기판을 다시 설계해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선진 반도체 제조분야에서 중국은 어려움이 있다"며 "우리는 다른 방법을 통해 반도체 산업의 낙후성을 만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사진=바이두 캡처]

교육관을 묻는 질문에 런정페이는 "교육은 학생들에게 엉뚱한 생각을 하게 해야 한다"며 "생각의 논리가 맞기만 하다면 그 생각을 억누르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식은 인터넷에서 얻을 수 있지만, 지식을 조합하고 연결하는 방법은 대학에서 배워야 한다"며 "기업은 현실적인 수요에 바탕을 두고 연구를 하지만, 대학은 현실에 집중하기보다는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그는 "학생들이 상상하는 것은 기성세대가 생각해낼 수 없는 것들"이라며 "학생들이 획일적이어서는 안되며, 학생들의 엉뚱한 생각을 사회가 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AI가 가져올 과학의 미래 변화상을 묻는 질문에 그는 "AI 서비스가 일반 대중에게 기여하는 것은 2%에 불과할 것이며, 나머지 98%는 공업과 농업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AI는 5G 통신망을 기본전제로 한다"며 "독일이 화웨이의 5G 제품을 지지하는 것은 5G가 독일의 공업을 발전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화웨이의 AI 시스템을 통해 중국 샹탄(湘潭)제철소나 톈진(天津)항의 항만하역작업은 무인화됐으며, 산시(山西)성의 한 석탄광산은 60~70% 인원을 감소시켰다"며 "공업과 농업 분야에서의 발전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수학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5G 이론은 터키의 수학 논문 한 편에서 출발했고, 나폴레옹이나 러시아의 예카트리나 대제는 수학을 기본으로 국가의 발전을 이룩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물리학, 토목공학, 역학, 통신도 수학을 기초로 한다"며 "AI와 알고리즘 역시 수학이 기초"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보사회에 진입해 갈수록, 그리고 AI가 발전할수록 수학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수학과 공업의 결합이 중요하며, 이 작업은 연구소가 수행해야 한다"며 "이론과 실제의 결합을 위해 연구소, 대학, 기업의 광범위한 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런정페이는 "지난해 화웨이의 R&D 투자비용은 238억달러였으며, 앞으로 투자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ys1744@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