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한미약품이 '블루오션' 미생물 위탁생산(CMO)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바이오의약품의 중심이 2세대에서 3세대로 넘어가면서 기존에 미생물 배양 위탁개발생산(CDMO)를 진행하던 기업도 혜택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이날 스위스 바젤에서 열리는 '2023 바이오 유럽 스프링컨퍼런스'에 참석해 글로벌 제약사와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했다. 대규모 CMO와 CDMO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목적이다.
한미약품 바이오플랜트 전경 [사진제공=한미약품] |
◆3세대 바이오의약품 개발과 함께 미생물배양도 '두각'
이번 비즈니스 미팅을 통해 한미약품은 미개척 시장에 선제적으로 뛰어든 것이다. 한미약품은 미생물 배양을 이용하는 제조설비를 갖추고 있는데, 아시아 시장에서 미생물 배양을 하는 큰 스케일의 회사는 론자(싱가포르 공장)를 제외하고는 찾기 힘들다. 국내에서도 동물 세포를 사용하는 CDMO사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2세대 바이오의약품인 항체의약품이 시장을 점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항체 의약품은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단백질에 당을 붙이는 글리코실화(Glycosylation)가 중요한데, 글리코실화를 위해서는 동물 세포를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세포치료제나 유전자치료제 등 3세대 바이오의약품 개발이 늘면서 판도가 바뀌고 있다. 많은 제약사들이 항체치료제에 머무르기보다도 세포 유래물질인 '엑소좀', 미생물인 '마이크로바이옴'까지도 신약 개발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에 동물 세포 배양만큼이나 미생물 라인이 각광받는다.
미생물 배양 방식은 동물 세포를 이용했을 때보다 생산단가와 기간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미생물은 분자량이 작은 단백질을, 동물세포는 분자량이 큰 단백질을 사용한다. 따라서 항체보다 분자량이 작은 의약품을 만들 경우 미생물 배양 방식을 이용해서 생산 기간을 줄일 수 있다.
◆해외 진출 꿈꾸는 한미·국내 입지 확고한 바이넥스
국내에서 미생물 배양 라인을 가동하고 있는 기업은 3곳 정도로 한미약품, 바이넥스, 유바이오로직스 등을 꼽을 수 있다. 다만 유바이오로직스는 자사 제품 생산 외에 CMO 서비스를 제공하기에는 생산 라인이 부족하기에 미생물 배양 라인을 가동하는 CDMO사는 한미약품과 바이넥스 정도다.
한미약품은 대규모 수주를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 수주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대 1만2500리터 규모의 배양기가 설치된 제2공장에서 자체 품목 생산과 CDMO를 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2018년 완공된 바이오플랜트 2공장 내에는 CMO 수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설비를 확장할 수 있는 공간을 별도로 갖추고 있어 글로벌 제약사의 대규모 CMO 발주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바이넥스는 국내 시장에서 확고히 자리잡은 알짜 기업이다. 다품종 소량생산에 적합한 설계를 갖춰 바이오벤처를 겨냥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500리터와 180리터 규모의 배양기가 설치돼 있어 임상과 초기 상업용 생산 과정에서 의약품을 소량으로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바이넥스의 미생물 발효 시스템이 cGMP와 EU-GMP 기준에 부합하도록 설계됐다는 점에서 신뢰도를 높인다.
바이넥스 관계자는 "미생물 라인을 지난 2013년부터 계속해서 돌려왔기 때문에 국내에서 미생물 가지고 생산하는 많은 업체들이 바이넥스와 같이 일해왔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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