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주요뉴스 중국

美 반도체법 놓고 한미 실무협의 착수…'청구서 or 쿠폰'

기사등록 : 2023-03-23 15:23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통상기준 발표 후 규제 완화 요구 패턴 동일
대미 투자 반영한 대중 수출 규제 유예 기대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미국의 반도체지원법 상 중국 투자를 규제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된 가드레일 발표에 이어 미 실무진이 우리나라에 대한 의견 수렴에 나섰다.

일부 조정될 여지가 있다보니 미국이 새로운 요구를 제시할 지 또는 국내 기업에 '쿠폰(혜택)'을 제공할 지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

◆ 美, 중국 투자 제한 장기전 돌입…삼성전자·SK하이닉스 '불똥'

미국 상무부는 지난 21일 반도체지원법(CHIPS Act) 상의 보조금 지원 기업에 대한 중국투자 규제 가드레일 세부규정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첨단 반도체의 경우 생산능력을 5% 이상 확장할 수 없고 이전 세대의 범용(legacy) 반도체는 생산능력을 10% 이상을 늘리지 못한다. 

당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상이 되다보니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3.02.17 kckim100@newspim.com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실무진은 23일 우리나라를 방문, 산업통상자원부와 국내 기업 관계자를 만나 의견 수렴에 나섰다. 규정안 시행을 앞두고 60일의 의견수렴 기간을 두고 해당 국가를 찾아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취지다.

산업부는 이번 논의를 시작으로 국내 기업의 애로사항을 적극 전달해 현재 상황의 규정안에서 일부 수정을 할 수 있도록 설득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 역시 지난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번에 미국의 실무진이 정부와 국내 기업을 만나서 추가 논의를 하는데, 우리나라가 첫번째 의견수렴을 위한 국가"라며 "정부의 의견을 충분히 전달하는 협의의 장이 될 것이고 상당부분 의견이 개진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 60일간 의견수렴…유예조치 연장 '숙제'

다만 문제는 이번 의견 수렴 과정에서 국내 반도체 기업의 상황을 설득하는데 있어 추가적인 요구사항이 생길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 미국통상 전문가는 "그동안에도 미국의 통상 규제를 보면 강한 압박 규제 이후에 우리나라에 해당 분야가 아닌, 다른 산업분야 등에 대한 규제 완화나 구매 등을 요구해 왔다"며 "그런 패턴을 고려해 볼 때 사실상 조정이 쉽지 않은 가드레일에 대해 한국측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반영할지는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일방적인 보조금 수익환수뿐만 아니라 중국 투자를 제한하는 가드레일 규정안을 내놓는 데는 중국을 압박하는 의미를 넘어 한국 반도체 산업에 대해서도 자국 이익을 취하겠다는 것"이라며 "새로운 청구서를 들고 온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이와 달리 이번 방한 협의를 통해 우리나라의 상황에 적합한 규제 수위를 정해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포착된다.

중국과의 기술패권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지만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이 국제사회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기 때문에 현실적인 제재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들린다.

강구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미주팀장은 "가드레일 조항에서 기술업그레이드를 가능토록 해준다는 것인데 이는 미국의 수출 통제 조치와 연계해서 봐야 할 사안"이라며 "그동안 1년간 유예가 됐으나 추가 연장이 되지 않으면 장비 수입에 차질이 생기고 기술 업그레이드역시 불가능하게 된다"고 말했다.

강 미주팀장은 "한국 기업이 대미 투자도 늘리고 있고 정부 역시 미국 중심의 공급망 구축 및 강화에 힘을 싣고 있는 만큼 국내 기업에 대한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여지는 있다고 본다"며 "이런 차원에서 미국 측에 중국 수출통제 조치와 연계해 유예조치를 연장해 달라는 점을 최대한 강조하면 일부 조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biggerthanseoul@newspim.com

CES 2025 참관단 모집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