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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매각 비관론에 뿔난 소액주주, 주총서 공동행동

기사등록 : 2023-03-28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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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적기 놓쳐 기업가치 ↓…영구채 전액 상환 요구
삼성 "주식전환권 행사 여부 따라 인수액 최대 3.3조"
코스피 평균 배당성향의 5분의 1…31일 주총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국내 최대 국적선사 HMM의 소액주주들이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공동행동에 돌입했다.

주총 안건에 전부 반대표를 던져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현 경영진에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목표다. 산업은행의 영구채 주식 전환으로 지분가치 희석 우려가 커진 만큼 지금이라도 매각을 성공시키고 주가를 끌어올릴 방안을 내라는 압박으로 풀이된다. 일부 소액주주의 움직임이 어떤 영향을 줄지는 오는 31일 주총에서 판가름날 예정이다.

◆ "매각 적기 놓쳐 기업가치 하락 방치"…소액주주, 영구채 전액 현금상환 주장

28일 해운업계와 증권가 등에 따르면 HMM 소액주주들은 HMM 정기주주총회 안건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HMM 소액주주 1만1000여명이 가입돼 있는 'HMM 소액주주연대'를 중심으로 공동행동에 돌입했다. 해운 업황이 최고조일 때 민영화를 미루다 운임이 급락하기 시작한 시점에서야 매각에 돌입하면서 흥행이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포스코, 현대차, LX, CJ, SM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지만 업황을 고려할 때 매각가를 낮추지 않으면 민영화가 쉽지 않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서다.

적기 매각을 놓치면서 주가 방어에도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HMM 주가 하락이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의 영구채 주식 전환 때문이라는 게 이들의 판단이다. 실제 산은과 해진공이 각각 3000억원, 60000억원 규모의 HMM 전환사채(CB)의 전환청구권을 행사한 2021년에 HMM 주가는 고점을 찍고 하락세로 전환했다.

채권단의 주식 전환으로 HMM 발행주식 수는 4억8904만주로 1억5000만주 가까이 늘었다. 시가총액이 동일하다고 가정할 때 소액주주를 포함한 기존 주주들의 1주당 가치는 그만큼 줄어든다.

문제는 2조6800억원 규모의 CB, 신주인수권부사채(BW)가 남아있다는 것이다. 주식전환청구권이 포함된 해당 영구채가 HMM 주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소액주주들은 보고 있다. HMM이 글로벌 코로나 대유행 기간 동안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고도 오히려 주가가 하락했다는 이유에서다. HMM은 지난해 10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달성했지만 작년 내내 주가흐름은 1만원 후반에서 3만원 초반대에 머물렀다.

이에 소액주주들은 HMM이 2조68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현금상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주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던 불확실성 요인을 해소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HMM은 작년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이 15조원에 달한다.

◆ 유보금 배당 등 시나리오, 실제 인수액 1.8조~3.3조…31일 주총서 판가름

HMM 매각에서도 영구채 상환이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채권단이 HMM을 민간매각한 뒤 유보금 배당 등의 과정을 거친다고 가정할 때 채권단이 주식전환권을 포기할 경우 원매자 실제 인수 부담액은 1조8680억원으로 가장 적어진다. 반면 정부가 채권단이 영구채를 전부 주식으로 전환하면 인수 부담액은 3조2940억원으로 늘어난다.

매각가가 낮을수록 산은이 원하는 입찰 경쟁환경 조성에 유리하다. 하지만 사실상 HMM 회생을 위해 설립된 해진공이 모든 지분과 채권을 처분하면 존립 자체가 위태로울 수 있는 점은 부담이다.

김 연구원은 "지분가치 희석으로 주가 하락이 불가피한 만큼 낙폭에 따라 정부의 지분율 상승이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를 담보한다고 확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HMM 매각주관사라는 점에서 이런 분석에 힘이 실릴 수 있다. 산은과 해진공은 지난 23일 삼성증권과 삼일회계법인, 법무법인 광장을 각각 매각주관사, 회계자문, 법무자문사로 선정했다.

소액주주들은 배당에 대해서도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HMM은 지난해 연말 결산 배당금액을 보통주 1주당 1200원으로 결정했다. 작년(1주당 600원) 대비 두 배 늘어난 규모지만 코스피 평균 배당성향 25%에 훨씬 못미치는 5.5% 시가배당률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이 밖에 ▲재무제표 승인 ▲사외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이 HMM 주총 안건으로 올라와 있다. 소액주주들은 오는 30일까지인 전자투표 행사 기간 동안 5000명의 반대표를 모은다는 목표여서 결과는 31일 주총에서 확인될 예정이다.

HMM 관계자는 "전자투표를 통한 소액주주들의 권리 행사를 존중하며 주요 사안은 주총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unsai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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