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주요뉴스 사회

국수본부장에 두 번 연속 내부출신…'수사권 독립' 관건

기사등록 : 2023-03-28 16:22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오는 29일 경찰청서 취임식, 임기 2년
인사검증 부담‧조직 반발로 내부 발탁
'드루킹 사건'‧非경찰대로 수사 독립 기대
우 본부장, 수사 기능 강화 의지 드러내

[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 정순신 변호사의 낙마 후 한 달 만에 경찰 내부에서 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이 임명됐다. 국수본부장이 1대에 이어 2대까지 내부 출신으로 발탁되면서 국수본이 변화보단 안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우 신임 본부장이 검찰 개혁의 일환으로 설립된 국수본의 취지를 살릴 '수사 독립성'을 확보할지가 관건이다.

28일 경찰청에 따르면 우종수 본부장은 오는 29일 오전 11시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취임식을 갖고 2년간 임기에 들어간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은 현재 우종수 경기남부청장을 제2대 국수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외부 재공모 시 길어지는 수사 공백과 인사 검증에 대한 부담감, 경찰 내부 구성원들의 부정적인 시각 등으로 인해 윤희근 경찰청장은 우 본부장을 추천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 본부장은 일선 수사부서 경험을 두루 갖춘 수사 전문가로 꼽힌다. 우 본부장은 비(非)경찰대 출신으로 성균관대 졸업 후 행정고시에 합격했고, 특별채용으로 경찰에 입직했다. 서울 용산경찰서장, 서울경찰청 수사부장, 경찰청 형사국장, 서울청 수사차장 등을 지낸 '수사통'이다. 서울청 수사부장으로 있던 2018년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연루된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수사를 지휘했다.

경찰청 정보1과장과 외사기획과장, 주러시아 주재관 등 정보·외사 분야에서도 경력을 쌓았다. 경찰 입직 전에는 행정안전부의 전신인 총무처에서 1년, 국정원에서 3년 2개월 근무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22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내 국가수사본부의 모습. 2022.06.22 yooksa@newspim.com

국수본부장은 전국 18개 시·도경찰청장과 경찰서장은 물론 3만 명이 넘는 전국 수사 경찰을 지휘한다. 경찰수사와 관련해서는 경찰청장보다 더 큰 영향력을 갖는 자리다. 국수본은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이 시행되면서 경찰이 수사종결권 등 많은 권한을 갖게 되자 수사의 책임성·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출범했다.

이 때문에 국수본은 형사사건 개시부터 1차적 종결권한까지 행사할 수 있어 높은 수준의 전문성은 물론 독립성을 요구받는다. 초대 국수본부장 시절에도 결국 경찰청장 아래 위치한 것 아니냐는 독립성 논란이 이어지기도 했다. 우 본부장은 내부 출신이지만 비경찰대 출신인 만큼 독립적인 수사 역량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크다.

다만 경찰 일각에서는 수사 실무 경험이 풍부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우 내정자의 역량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드루킹 수사 지휘를 맡은 수사부장 전까지 수사 실무 경험이 많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우 본부장도 국수본의 직접 수사 기능 강화에 대한 의지와 이에 따른 부담을 드러냈다. 그는 전날 경기남부경찰청 기자실을 찾아 "중요 사건에 대해선 대검찰청식 운영을 하겠다"며 "지방경찰청과 일선 경찰서에 대한 수사 지도가 강화되기를 조직원도 원하고 (나도) 필요성에 공감한다. 대검의 연구관, 수사 지도처럼 하겠다"는 설명이다.

이어 "경찰 수사의 최종 결정권이 커진 만큼 공정하고 전문성 있는 수사가 필요하다"며 "지방청에서 개별 수사에 대한 구체적인 지도와 지휘 기능을 강화할 조직과 인력 개편안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또 "수사종결권 확보 이후로 경찰 수사에 대한 국민 기대치가 높아져 심적 부담감이 있다"고 털어 놓기도 했다.

경찰 내부에서도 우 본부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 경찰 관계자는 "우여곡절 끝에 내부에서 잔뼈가 굵으신 분이 국수본부장으로 오신 만큼, 내외부에 치우치지 않은 수사 역량을 보여줘야 조직의 위신이 다시 설 것"이라고 말했다. 

jyoon@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