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정부가 학교에 에듀테크(Edu-Tech) 제품 선정 권한을 주겠다는 방침을 공개했지만, 에듀테크 관계자들은 현재 기초학력진단과 같은 교육 데이터에 대한 접근 권한이 지나치네 높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특히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교육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AI에 학습시킬 데이터가 필요하지만, 국내는 규제 등 진입장벽이 높다고 강조했다.
국내 에듀테크 관계자 20여명은 30일(현지시간) 에듀테크 박람회인 'BETT UK 2023'(벳쇼)에 참석한 장상윤 교육부 차관에게 이 같은 고충을 털어놨다. 이날 장 차관은 영국 런던 엑셀(ExCel) 전시장 인근에서 이번 박람회에 참여한 기업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30일 (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벳쇼'(Bett UK 2023)에 참석한 국내 에듀테크 기업들과 간담회 중이다/제공=교육부 [런던] wideopen@newspim.com |
이날 장 차관은 교육과정, 학교 운영 등 민간기업에서 알기 어려운 내용을 개방하고, 에듀테크 관련 기술을 수업에 활용하는 방안 등을 공개했다. 우수 기능을 갖춘 에듀테크 기업의 해외진출도 정부 차원에서 도울 계획도 밝혔다.
하지만 현재 교육계가 집중하고 있는 AI를 활용한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AI가 학습할 데이터가 필요하지만, 스타트업(신생기업·Startup)은 접근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2014년 창업한 뤼이드의 장영준 대표는 "교육계는 다른 산업에 비해 데이터를 얻기가 너무 어렵다"며 "연구 가치가 있고 공교육에 직접 적용될 수 있는 데이터는 공교육 현장에 있다고 생각하며, 교육부가 주도적으로 나서서 관련 데이터를 확보해 달라"고 말했다.
신인순 천재교육 전무는 "교육부에서 AI 디지털교과서를 추진한다고 했다"며 "사기업의 인력 만으로는 진단 학습 평가까지 이뤄지지 않는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다"고 꼬집었다.
이어 "예를들어 기초학력 평가를 했는데 아이들의 성적이 나오는데, 그 것을 바탕으로 어떤 아이들에게 좀 더 적극적으로 수준별 진단과 처방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인증된 접근 시스템을 갖추게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조기성 서울계성초등학교 교사는 "어떤 데이터를 쌓아 분석하는 게 가장 중요한 거 같다"며 "표준을 만들고 공개하면 공교육에서 쌓아서 분석하고 풀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벳쇼에서 보안도 있는데, SSO인증 등 쉽게 접근할 방법으로 접근할 시스템 만들어주면 좋겠다"며 "글로벌 트렌드를 교사들일 볼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도움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9일 오후(현지시간) 영국 런던 엑셀(ExCel) 전시장에서 열린 에듀테크 박람회 벳쇼(Bett UK 2023)에 참가한 국내 기업들이 취재진과 질의 응답 중이다. [런던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023.03.31 wideopen@newspim.com |
앞서 교육부가 발표한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방안'은 2025년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등 방안을 담고 있다. 아울러 교육부는 학습데이터 표준화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디지털교과서에서 축적할 학습데이터에 대한 표준도 개발할 예정이다. 다만 민간 기업도 참여하는 과정에서 개인의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논란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전날 런던 엑셀(ExCel) 전시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국내 에듀테크 업체 관계자들도 '데이터 접근에 대한 진입장벽'을 가장 큰 규제로 인식했다.
학습관리시스템(LMS) 개발 업체인 유비온의 구재명 부장은 "국내에서도 에듀테크 관련 정책이 쏟아지고, 민간과 같이 만들어가는 분위기 형성되고 있다"며 "하지만, 국제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모델이 필요하지만, 국내는 중앙으로만 모여있다"고 지적했다.
코딩·소프트웨어 업체인 다비다의 이승은 대표는 "진입장벽이 높고 대부분 규모가 큰 교육업체거나 오랜 기간 사업을 유지한 업체들에 강점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좋은 기술이 있는 스타트업이라도 진입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말했다.
영국 옥스퍼드와 함께 디지털교과서를 개발한 아이포트폴리오 김성윤 대표는 "영국 옥스퍼드대학이 우리의 영어교육시스템을 그대로 수입해 갔다"며 "정부가 작은 기업을 위한 레퍼런스(도입 사례)를 많이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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