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배당전쟁이 전개된 아워홈 주주총회에서 사측 안건인 30억원 배당안이 최종 통과됐다. 언니 구명진씨에 이어 미현씨까지 가세해 구 부회장에 힘을 실은 결과다. 배당을 둘러싼 아워홈 집안싸움이 구지은 부회장의 승리로 종식된 셈이다.
아워홈은 4일 오전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었다. 이날 주주총회 핵심안건은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과 장녀 구미현씨, 그리고 막내 구지은 부회장이 이끄는 아워홈이 각각 제안한 배당안이다. 구 전 부회장은 배당총액으로 2966억원을, 미현씨는 465억원을 제시했고 아워홈은 30억원 안건을 상정했다.
구지은 부회장은 이날 주주총회 현장에 참석했으며 구본성 전 부회장, 미현씨, 명진씨 등 주요주주는 현장에 참석하지 않고 대리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현장에서는 구지은 부회장이 이끄는 아워홈이 제안한 30억원 배당안이 최종 통과됐다. 언니 구명진, 미현씨가 구 부회장의 손을 든 결과다. 미현씨는 당초 465억원의 독자 배당안을 상정했지만 주총 개회 직전 입장을 바꿔 구 부회장 편에 섰다.
구본성 아워홈 전 부회장(사진 좌) 및 구지은 부회장(사진 우). <사진=아워홈> |
현재 아워홈의 지분은 90% 이상이 오너일가가 보유하고 있다. 구본성 전 부회장이 38.65%로 최대주주다. 구지은 부회장과 구명진씨는 각각 20.67%, 19.6%다. 구미현 씨의 지분은 19.28%다.
이날 최종 통과한 사측 안건인 30억원 배당안은 구지은 부회장과 명진, 미현씨의 지분을 합쳐 총 59.55%로 과반수 이상의 찬성표를 얻다.
구미현씨는 이번 주주총회에서도 '캐스팅보터'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간 미현씨는 구본성 전 부회장과 동생 구지은 부회장 사이의 경영권 다툼에서 주요 '캐스팅보터'로 거론됐었다. 지난 2021년 구 전 부회장 해임 당시에는 구지은 부회장 편을 들었지만 지난해에는 오빠인 구 전 부회장과 손을 잡고 매각을 추진한 바 있다. 이날 배당싸움이 전개된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자체 배당안을 포기하고 동생인 구지은 부회장과 뜻을 같이하면서 반전을 이뤘다.
주총 현장에서는 3개 배당안을 둘러싼 해프닝도 일었다. 미현씨는 주총 개회 직전 본인이 상정한 465억원 안건을 포기했다. 이후 구본성 전 부회장도 주총 시작 후 약 3000억원의 배당안을 철회하고 앞서 미현씨가 제안한 465억원의 배당안을 새로 상정했다.
미현씨는 본인의 안과 동일한 구 전 부회장의 465억원 안건이 아닌 사측의 30억원 안건에 표를 던졌다. 구 전 부회장이 현장에서 상정한 465억원의 배당안과 아워홈의 30억원 배당안이 표 대결을 벌인 결과 아워홈 측의 안건이 최종 통과한 것이다.
아워홈 마곡 본사 전경. [사진= 아워홈] |
구본성 전 부회장과 미현씨의 변심을 놓고 고배당에 대한 세간의 비판에 몸을 사린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앞서 아워홈과 아워홈 노동조합은 구 전 부회장과 미현씨 등 오너일가의 배당안을 놓고 거세게 비판한 바 있다. 구 전 부회장의 배당안인 3000억원은 아워홈의 한 해 순이익의 11배를 넘어선 수준으로 과도하다는 지적을 받았고 미현씨가 제시한 465억원의 배당안 또한 전년 영업이익의 80%에 달하는 금액이다.
관련해 지난해 아워홈의 매출액 추정치는 전년 대비 5.12% 신장한 1조83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570억원으로 같은 기간 121.7%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당기순이익은 255억원이다.
아워홈 노동조합은 이날 본사 앞에 모여 구 전 부회장과 미현씨의 고배당 요구를 규탄하는 집회를 전개했다. 노조는 "구본성, 구미현 오너는 막장 배당 요구를 당장 철회하라"며 오너일가를 규탄했다. 이들은 "오너들이 거액의 배당금을 논하는 사이 직원들에게는 성과급 한 푼도 지급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삼남매 간 배당전쟁이 구지은 부회장의 승리로 막을 내리면서 아워홈의 구지은 체제는 더욱 굳건해질 전망이다. 기존 연합을 이뤘던 언니 구명진씨 뿐만 아니라 미현씨도 구 부회장의 손을 들면서 과반수 이상의 의결권을 등에 업은 형국이 돼서다.
다만 갈등의 불씨는 아직 남아있다. 구 전 부회장은 최근 매각작업을 다시 본격화 한다고 밝혔으며 미현씨의 경우 지난해 매각을 추진한 이후 현재 별다른 입장 변화가 나타나지 않은 상태다.
한편 아워홈은 글로벌 시장 공략 가속화, 푸드테크 도입, 디지털 역량 강화 등 연초에 제시한 올해 목표 달성에 주력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 해외사업 비중 확대 작업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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