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중국을 국빈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 전쟁과 양국 및 유럽과의 관계 증진에 대해 논의했다.
시 주석은 마크롱 대통령을 극진히 예우하며 유럽과의 독자적 협력을 강조,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의 대중 압박 전선에 균열을 노렸다는 평가다.
마크롱 대통령 역시 양국간 협력과 시 주석의 우크라이나 등 국제무대에서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미국의 기조와는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두 정상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련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성명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가급적 빨리 평화협상을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고, 이와 관련한 핵무기 사용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사진=블룸버그] |
마크롱 대통령은 회담을 전후한 발언을 통해 시 주석의 적극적 역할과 영향력 행사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시 주석에게 "우크라이나에 평화가 돌아올 수 있도록 힘써달라"면서 "귀하가 러시아를 제 정신과 이성으로 돌아오게 하고 당사자 모두를 협상 테이블로 모이게 할 수 있다고 나는 굳게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발언은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두둔하고 있는 한 시 주석의 평화 중재안은 러시아를 위해 '시간 벌어주기'일 수 있다며 경계하고 있는 미국의 대응과는 온도 차이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시 주석도 프랑스와 유럽이 미국 주도의 단극체제에서 벗어나 자주적인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던졌다.
그는 "중국과 프랑스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독립적·자주적인 전통을 가진 대국"이라면서 국제무대에서의 다자주의 실천에 함께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은 항상 유럽을 다극화되고 독립적으로 간주해왔고 유럽의 전략적 자주성 실현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양국 정상은 이와함께 항공우주·민간용 원자력 분야는 물론 녹색발전과 과학 기술 혁신 등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에어버스, 알스톰,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등의 최고경영자(CEO)들을 이번 방중에 대거 동행시킨 마크롱 대통령도 중국을 의식, 중국과의 공급망 단절이나 탈동조화(디커플링)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첨단 기술 통제를 강화하고, 중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 개편에 주력하고 있는 미국으로선 당혹스런 행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와관련, 시 주석에 신뢰를 보내는 등의 마크롱의 발언은 기존의 미국 정부의 수사법과는 극명한 차이를 드러냈다며 미국 주도하는 서방의 대중 압박 전선에 균열이 생길 가능성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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