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재완 조민교 기자 = '강남 납치·살해 사건' 피의자 이경우(35)·황대한(35), 연지호(29)와 범행에 가담했다가 중도 이탈한 20대 이씨 등 4명이 검찰로 넘겨졌다.
이경우와 황대한은 "죄송하다"고 고개 숙였고, 연지호는 '범행 대가로 3억원 넘게 받기로 했으며, 이씨와 황씨의 협박에 못 이겨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말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서울 강남 주택가에서 40대 여성을 납치해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3인조 이경우 씨(왼쪽부터)와 황대한 씨, 연지호 씨가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수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기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04.09 mironj19@newspim.com |
이씨와 황씨, 연씨는 9일 오후 2시2분께 순차적으로 서울 수서경찰서를 나와 검찰에 송치됐다.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 건 주범 이씨다. 얼굴을 가리지 않은 이씨는 호송줄에 양손이 묶인 채 갈색 코트를 입고 취재진 포토라인 앞에 섰다. 이씨는 신상발언을 미리 준비한 듯 취재진 질문이 채 끝나기도 전 입을 열었다.
이씨는 "이번 사건으로 고인이 된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한동안 고개 숙였다. 이씨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은 유가족에게도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했다"고 했다.
그는 이번 사건의 '윗선'으로 지목된 유씨 부부 지시를 받았냐는 취재진 질문엔 답하지 않았다. 범행 착수금 명목으로 유씨 부부에게 돈을 요구했냐는 질문에도 답하지 않았다. 대신 이씨는 "좋은 아들, 좋은 사위,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되지 못해서 가족에게 너무 미안하고 죄송하다"고 했다.
이씨는 '범행 도구를 어디서 구했냐'는 취재진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호송차량을 타고 떠났다.
연씨는 '빚 때문에 범행한 것인지, 얼마 받기로 했냐'는 질문에 "3억 좀 넘게 받기로 했다"며 "협박에 못 이겼다. 이경우와 황대한이 계속 협박해서 하게 됐다"고 했다. 긴장한 듯 떨리는 목소리였다. 연씨는 "너네도 이걸 알고 있기 때문에 다 죽을 수도 있다. 그냥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따라오라(고 협박받았다)"고 했다.
처음부터 피해자를 살해할 목적이었냐는 질문에는 "그건 아니었다"며 "저한텐 처음에 그런 이야기를 안 했다"고 했다.
유씨 부부에 관한 질문에는 "그냥 (부부 이름이) 황씨와 유씨라는 것밖에 모른다"고 했다. 유씨 부부가 살인을 교사했다는 사실을 어떻게 아냐고 취재진이 묻자 "이경우가 그렇게 알려줬다"고 답했다.
연씨는 '3억을 실제 받았냐'는 질문엔 울음 섞인 목소리로 "안 받았다. 못 받았다"고 답한 뒤 호송차를 타고 떠났다.
유일하게 모자로 얼굴을 가린 채 포토라인에 선 황씨는 대다수 질문에 연신 "죄송합니다"라고 답했다.
황씨는 '직접 살해했냐' '피해자와 일면식이 있냐' '이경우에게 돈을 얼마 받기로 했냐'는 등 질문에 "죄송합니다"로 일관했다.
황씨는 '700만원 외 더 받은 돈이 있냐'는 질문엔 "잘 모르겠다"고 했다. 이씨는 유씨 부부로부터 범행 저 착수금 4000만원을 받았고, 이중 700만원을 공범 황씨와 연씨에게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3인조는 지난달 29일 오후 11시46분께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 아파트 앞에서 피해자 A씨를 차량으로 납치한 뒤 살해해 대전 대청댐 인근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 윗선으로 지목된 유씨 부부가 이경우에게 범행을 사주하고, 이경우가 범행을 주도, 황대한과 연지호가 범행을 직접 실행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이들과 함께 범행을 모의했다가 중도 이탈한 20대 이씨는 이날 경찰서 후문으로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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