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중국 신소재 업체가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華為) 계열사 지분 인수에 나섰으나 화웨이 측의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다.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 10일 보도에 따르면 둥팡차이랴오(東方材料·동방재료, 603110)는 전날 밤께 20억 위안(약 3836억2000만원)을 조달해 티디테크(TD TECH) 지분 51%를 인수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인수가격은 21억 2200만 위안이며, 지분 거래가 완료되면 티디테크는 둥팡차이랴오의 자회사가 되는 것이라고 둥팡차이랴오 측은 설명했다.
둥팡차이랴오는 1983년 설립된 포장용 잉크 및 폴리우레탄 접착제 등 생산 업체로, 2017년 10월 상하이거래소에 상장했다. 이번 지분 인수 이후 무선통신 및 사물인터넷 업계로 사업을 확장한 뒤 '잉크와 통신' 양대 주력 사업을 토대로 장기적 성장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다. 지난해 1575만 1000~2075만 1000위안의 순익을 냈을 것으로 예상된다.
둥팡차이랴오가 눈독 들이고 있는 티디테크는 2003년 홍콩에 설립된 통신 장비 개발 업체다. 에너지와 교통·전력·자동차·공업 분야에 쓰이는 무선 통신 단말기와 사물인터넷 관련 제품의 연구개발(R&D) 및 생산 판매가 주력 사업이다. 지난해 매출은 86억 2200만 홍콩달러(약 1조 4501억원)에 달했지만 순익은 마이너스(-) 1억 5700만 홍콩달러를 기록했다.
티디테크 지분은 노키아와 화웨이가 각각 51%, 49%씩 보유 중이다. 특히 티디테크 고위 임원 다수가 화웨이 고위 임원을 겸직하고 있으며, 쉬즈쥔(徐直軍, Eric Xu) 순환회장 역시 티디테크의 임원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둥팡차이랴오는 노키아가 가진 지분 전부를 인수한다는 계획이지만 최종 성사 여부는 미지수다. 화웨이 측이 둥팡차이랴오의 지분 인수에 강한 거부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둥팡차이랴오가 공시를 낸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노키아와 합자 운영 중인 티디테크는 쌍방(화웨이와 노키아)의 전략적 협력 및 쌍방의 기술력·글로벌 판매 및 서비스 능력을 토대로 한 것"이라며 "노키아가 지분을 매각하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인수자가 똑같은 수준의 전략 능력을 갖추어야만 기존의 협력 토대가 지켜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둥팡차이랴오와 티디테크를 공동 운영할 뜻이 전혀 없다. 전략적 가치를 가진 주주와 함께 티디테크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길 기대한다"며 "관련 상황을 평가해 지분 전체를 매도하거나 티디테크 및 관련 계열사에 대한 기술 지원을 중단하는 것 등을 포함한 후속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화웨이와의 협력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티디테크가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티디테크가 사업 전반에 걸쳐 화웨이 기술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티디테크가 생산 중인 제품 중 일부는 화웨이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된 것이고, 판매에 있어서도 화웨이와 협력 중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화웨이의 협력 거부 의사 표시에 둥팡차이랴오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10일 전 거래일 대비 10% 이상 하락 출발한 뒤 줄곧 하한가(40.02위안)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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