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장애·질병 등에 시달리는 부모·조부모를 돌보는 청년들인 이른바 '영케어러(young carer·가족 돌봄 청년)가 서울에만 900여명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는 19일 '가족 돌봄 청년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해당 청년에 대한 지원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서울 강남구 언주중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를 하고 있다.2021.6.14 photo@newspim.com |
조사는 서울 거주 14~34세 청년·청소년 총 2988명이 참여했으며 이중 약 900명이 가족 돌봄 청년으로 보인다고 시는 설명했다.
가족 돌봄 청년은 여성이 66%(598명)로 남성 34%(302명)에 비해 약 2배가량 많았다.
유형별로는 일반 성인이 69%(616명)로 가장 많았고 이어 중‧고등학생 16%(146명), 대학생 12%(108명), 학교 밖 청소년 3%(30명) 순이다.
가족 구성원은 부모가 모두 있는 경우가 62%(554명), 한부모가정 31%(281명), 조손가정 5%(45명), 부모 모두 없는 경우 2%(20명)로 나타났다.
개인 소득은 100만원 미만이 45%(409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100~199만원 20%(183명), 200~299만원 24%(214명), 300~399만원 7%(60명)로 집계됐다.
돌봄 대상자는 (외)할머니(28.2%, 229명), 아버지(26.1%, 212명), 어머니(25.5%, 207명) 순이다. 청년 한 명이 돌봐야 하는 대상자가 여러 명이 있는 경우도 있었다.
청년이 돌봐야 하는 대상자는 남성은 아버지 32.5%, 어머니 26.2%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면 여성은 (외)할머니 29.6%, 어머니 25.1%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중·고등학생과 학교 밖 청소년은 돌봄 대상자 비중이 조부모가 높았다. 대학생과 일반성인은 부모의 비중이 높았다.
청년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은 경제적 어려움과 주거비 부담이 공동 1위였다. 이어 가족 구성원 간 관계, 문화·여가 활동, 기초생활 해결, 돌봄 자체와 정신건강 문제, 직장생활 유지 순으로 어려움을 겪는다고 응답했다.
또 돌봄 대상자와 본인의 성별이 다른 경우 어려움을 크게 느끼고 있었다. 실제 한 여성 응답자는 아버지를 씻어야 할 때 불편하다고 했으며, 또 다른 여성 응답자는 정신질환이 있는 아버지가 폭력을 행사할 경우 제압이 어렵다고 호소했다.
필요한 외부 지원은 생계, 돌봄, 금융·사회·여가, 상담, 학습·취업 순으로 응답했다.
청년 대다수는 지원 정책에 대해 알지 못했다. 외부 지원에 대한 인지는 '전혀 모름' 또는 '잘 모름'이 76.4%였다. 본인이 가족 돌봄 청년에게 해당한다는 사실도 조사를 통해 알게 됐다는 응답자가 다수였다고 시는 설명했다.
시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생애주기 '성장' 단계에 가족 구성원에게 돌봄노동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 생계 부담이 있는 가족 돌봄 청년을 복지 대상으로 제도권 내 편입하고 가족 돌봄 청년에 대한 발굴·지원·사례관리 등 단계별로 지원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어 가족 돌봄 청년에 대한 정의, 법령 등 제도적 기반이 미흡한 상태라며 향후 시범사업 추진을 통해 지원 기반과 체계 마련에 집중한다고 덧붙였다.
김상한 복지정책실장은 "그간 복지 사각지대에서 소외되어 온 가족 돌봄 청년을 이제 사회에서 관심을 두고 살펴야 할 시점"이라며 "가족 돌봄 청년을 지속해 발굴하고 지원하는 체계를 마련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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