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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어가 간다] '가성비 음식의 왕' 편의점 도시락 '대세' 이끈 CU

기사등록 : 2023-04-27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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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욱 BGF리테일 간편식품팀 MD 인터뷰
"언제나 가격 고민" 백종원과 일맥상통
백종원 도시락 한달만에 420만개 팔려
"품질+가격에 '푸짐'까지 담기위해 노력"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저거 먹을 바에 시장길에 있는 뜨끈한 돼지고기 들어간 돼지국밥이나 순대국밥을 먹지".

온라인상에서 음식가격의 가성비를 따질 때 비교기준으로 국밥을 제시하며 비난하거나 훈수를 놓는 일종의 '밈'이 화제가 된 바 있다. 하지만 치솟는 물가에 1만원이 넘는 국밥이 흔해지면서 '가성비 음식의 왕' 자리가 위태해지고 있다.

그 자리를 재빠르게 치고 들어온 음식이 바로 편의점 도시락이다.

코로나 펜데믹을 거치며 극심해진 '런치플레이션(점심+인플레이션)'으로 점심시간에 편의점을 찾는 학생과 직장인들이 늘어나면서다. 편의점업계도 도시락을 비롯한 간편식품이 매출 상승의 원동력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제품 퀄리티와 가격경쟁에 나서고 있는 상황. 8년 전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사와 함께 '백종원 도시락'을 탄생시킨 CU의 박성욱 상품본부 간편식품팀 책임을 삼성동 BGF사옥에서 만났다.

박성욱 BGF리테일 상품본부 간편식품팀 책임이 직접 백종원 도시락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BGF리테일]

◆'가성비 갑' 한달만에 420만개 팔린 백종원 도시락

CU는 지난 2015년부터 백종원 대표와 손잡고 다양한 상품들을 출시해 왔다. 유명인을 앞세운 'OOO도시락'이 앞 다퉈 출시되고 있지만 백종원 도시락의 강점은 백 대표의 레시피는 물론 철학까지 담겨 있다는 점이다.

백 대표는 세간에 알려진 대로 철저하게 가성비를 중시했다. 박성욱 MD는 "많이 팔 수 있는 상품을 많이 팔면 결국 원가를 낮출 수 있고, 원가를 낮춰 하나라도 더 얹어줘야 한다는 것이 백 대표의 철학"이라며 "당시 여러 편의점에서 백 대표와 협업을 원했지만 CU와 백 대표의 철학이 맞아 떨어지면서 협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연을 맺어 지난 8년 동안 CU에서 출시된 백종원 간편식품은 모두 200여 가지로, 지금까지 3억5000만개가 팔렸다. 편의점 최장수, 최다 판매량이다.

최근 CU가 내놓은 4500원 도시락도 백 대표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CU는 지난달부터 '제육한판', '바싹불고기한판', '백반한판' 3종의 백종원 도시락을 순차적으로 출시했다. 기본 가격은 4500원이지만 자체할인과 페이할인, 통신사할인을 더 하면 절반 값인 2200원에 구입할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 도시락은 출시 한 달 만에 모두 420만개가 팔려나갔다.

CU는 백 대표와의 끈끈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도시락을 비롯해 프리미엄 라면 시장까지 공략하고 있다. 박성욱 MD는 "백종원 도시락은 CU의 기술력과 공정에 더본코리아의 노하우가 더해져 맛을 비롯한 여러 포인트로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며 "일정기간 더본코리아와의 협업을 지속해 CU의 기술이나 상품성을 향상시켜 나가겠다"고 전했다.

백종원 바싹불고기 도시락 [사진=CU]

◆기획부터 품질관리까지...간편식품 경쟁력 강화

도시락을 비롯한 간편식품은 편의점업계의 신성장동력이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자가진단키트로 쏠쏠한 매출을 올렸던 편의점업계는 일상으로 복귀와 함께 간편식품 매출이 그 간극을 채우고 있다. CU도 간편식품팀을 전문화해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박 MD는 "지금은 간편식품팀이 세분화돼 기획과 개발, 품질관리까지 3개의 파트가 모여 안정성, 상품성, 마케팅을 모두 고민하면서 더 큰 시너지를 내고 있다"며 "제조사들이 만들어 내는 제품이 제대로 만들어지고 있는지를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품질관리(QC) 역할도 하고 있다는 점이 경쟁사 대비 차별화된 포인트"라고 소개했다.

CU는 꼼꼼한 자체 기준을 적용해 고품질의 원재료를 수급하는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밥 MD도 일본취반협회에서 공인한 '밥소믈리에'다. CU가 쌀에 대한 깐깐한 품질 기준을 고수하며 직접 일본으로 넘어가 자격증을 따냈다. CU는 이렇게 공인받은 밥소믈리에 20여명 확보해 각 생산 공장에 배치해뒀다.

박 MD는 "전라남도와 MOU를 맺고 단일 세척미를 사용하면서 맛에 대해 신경을 쓰고 있다"며 "김도 마찬가지로 완도산김을, 고기도 세부기준을 적용해 개발 단계에서부터 고민을 하고 깐깐한 기준을 세워 기준에 맞는 것들만 내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깐깐한 기준을 적용해 좋은 품질의 원재료를 수급하지만 편의점의 특성상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점은 MD로서 가장 큰 고민이다. 박 MD는 "고객이 느끼는 가격과 우리가 제공할 수 있는 가격의 갭을 줄이는 것이 가장 어렵다"며 "최저인금 인상, 원재료비 상승 속에 4500원인 백종원 도시락을 2000원대까지 낮추기 위해서는 제휴처는 물론 마케팅, 디자인, 영업, 재무부서까지 총동원돼 희생하고 고민한 결과"라고 말했다.

◆"MD 가장 창의적인 직업"

편의점 간편식품 시장은 이제 스텝업을 준비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삼각김밥으로 시작한 간편식품 시장은 2010년대 백종원, 김혜자를 내세운 도시락이 전면 등장하면서 새 국면을 맞았다. 10여년이 다시 지난 지금은 편의점 도시락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어딜까? 방 MD가 꺼낸 방향은 '세련미'다. 그는 "기본적으로 패키징부터 포장방법, 유통기한에 대한 고민들이 필요하다"며 "프리미엄 식단부터 채식이나 건강식, 영아식, 고령층을 위한 식사까지 여러 부분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성욱 책임이 간편식품 매대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CU]

MD생활 10년차에 접어든 박 MD는 '창의성'이 중요한 직업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전까지는 협상가로서 역할이 컸다"며 "얼마나 잘 협상을 해서 좋은 가격에 좋은 품질에 상품들을 가져오느냐가 중요했다면 지금은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어오기 위한 창의적인 활동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창의적인 활동을 위해서라면 많이 보고 많이 알고 있어야 하는 만큼 현장에 나가기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s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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