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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대책] 피해자들, 우선매수청구권 활용할까...LH 임대매입 반발 심할 듯

기사등록 : 2023-04-27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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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추홀구 가격 상승 제한적 판단시 우선매수 꺼릴 듯
최고가 낙찰 제도 한계 지적…3차 최저금액 등 요구
LH 매임입대시 보증금 보전 가능성 사라져
"정책 실패로 피해 양산 사회적 재난 규정…지원필요"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등 경매를 통해 보증금을 돌려받기 어려운 피해자 구제 방안으로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하기로 했지만 피해자들은 충분한 대책이 아니라고 비판하고 있다.

입지와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오히려 가치가 낮은 주택을 비싼 값에 떠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매수권을 포기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매입임대를 수용할 가능성도 높지 않다. 피해자들은 전세사기를 정부 정책 부작용에 따른 사회적 재난으로 보고 재정을 통한 보증금 일부 보상을 요구하는 정의당,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이런 요구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전세 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 등 시민단체들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전세사기·깡통전세 특별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피켓을 들고 있다. 2023.04.26 pangbin@newspim.com

◆ 물건 가치 낮아 우선매수 꺼릴 듯…최고가 낙찰 경매꾼 방해 우려, 3차 최저금액 활용 등 요구

27일 전문가들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의 우선매수청구권과 LH 임대주택 매입을 비롯한 전세사기 지원대책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들의 반발은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매수권 부여는 피해자 구제대책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게 피해 당사자들의 지적이다. 전세사기 물건의 가치가 높다고 보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다. 대표적으로 인천 미추홀구의 경우 인하대가 위치한 대학가가 포함돼 있는 지역이다. 인천은 2021년 집값 급등기에 일시적으로 비아파트까지 매매값 상승폭이 커졌지만 이례적인 상황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오히려 인천의 빌라나 소규모 아파트는 가격이 오르지 않는다는 인식이 많아 우선매수권을 사용하는 게 부담이 될 수 있다.

최고가 낙찰액으로 우선매수권을 사용하도록 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게 피해자들의 주장이다. 전세사기 용의자들의 공범이 여전히 지역에 남아 있어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에 경매에 응찰해 피해자들이 우선매수권을 사용할 수 없도록 방해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안상미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우선매수권은 근저당으로 인해 보증금 회수가 어려울 경우 집을 매수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인데 현행 제도로는 경매꾼이 끼어들어 높은 금액에 낙찰가가 결정될 수 있는 가능성을 막을 수 없다"며 "최소 3차 최저금액 정도에서 우선매수권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피해자들이 우선매수권을 포기할 경우 정부는 또 다른 대안으로 LH 매입임대를 통해 공공임대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LH 매입임대가 확정되면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없는 만큼 이를 일부라도 보전받을 수 있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 LH 매입임대시 보증금 돌려받을 길 사라져…사회적 재난 규정, 우선변제 확대 등 요구

LH 매입임대는 LH가 우선매수권을 임차인으로부터 양도받아 경·공매를 통해 주택을 매입해 공공임대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보증금을 받을 길이 없어진 임차인들이 경매로 인해 집에서 쫓겨날 위기까지 더해지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도입된다. 반면 LH가 경매에서 낙찰을 받으면 낙찰액이 선순위 채권자에게 순서대로 배당되고 주택 소유는 LH로 넘어간다. 선순위로 인해 경매로 배당을 받을 가능성이 낮은 미추홀구 사례의 경우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길이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이에 피해자들과 정의당,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는 전세사기를 사회적 재난으로 규정하고 우선변제권을 확대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현행 제도상 우선변제권은 소액 임차인에 한해 보장받을 수 있다. 계약 시기에 따라 다르지만 8000만원 이하 보증금인 경우 임차인은 서울 기준 5500만원까지 낙찰액에서 우선변제권을 갖는다. 하지만 보증금이 8000만원 이상인 경우 우선변제권을 받지 못한다. 상당수 임차인들이 소액 보증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우선변제권 대상에서 제외되는 상황이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는 금액만큼 재정을 통해 지원하자는 방안을 정의당,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요구하고 있다. 전세사기가 정부의 과도한 전세대출 정책과 민간임대사업자를 양산한 결과라는 측면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피해 구제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제대로 사업을 운영할 수 있는지 민간임대사업자를 관리해야 하는 책임을 지지 않았고 전세자금대출을 확대해 피해를 키웠다"며 "사회적 재난지원금이나 범죄수익, 은닉재산 추징 몰수, 적극적인 채무 탕감 등 별도의 사후적 지원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unsai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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