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온이 잇따른 투자유치 성공과 추가 자금조달에 적극 나서며 시장의 우려를 해소하고 있다.
4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SK온이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카타르투자청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으로부터 최대 1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눈앞에 두고 있다.
SK온은 MBK파트너스 등과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제 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검토 진행해 왔다.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오는 6월 초 최종 결론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MBK파트너스는 이에 대해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초 SK온은 상장 전 유치(프리IPO)로 약 4조원을 조달할 계획이었지만 지난해 말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한투PE)가 중심이된 국내 사모펀드에서 1조3200억원을 유치하는 데 그쳤다. 결국 지난해 12월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의 유상증자를 통해 2조원을 가까스로 조달했다. 경기 침체에 고금리까지 더해지면서 자금 시장이 경색된 탓이다.
하지만 올 들어선 분위기가 서서히 달라지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전기차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배터리기업들의 투자와 설비 확대가 활발히 이뤄지면서다.
[서울=뉴스핌] 올해 처음 신설한 '주주와의 대화' 시간에 SK이노베이션 계열 경영진이 주주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SK이노베이션 김양섭 재무부문장, SK이노베이션 김준 부회장, SK온 지동섭 사장, SK지오센트릭 나경수 사장) [사진=SK이노베이션] |
이 때문에 사모펀드업계에선 그동안 망설였던 2차전지 배터리기업에 대한 투자를 적극 재개하는 분위기다. 꽉 막힌 자금조달 시장환경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SK온을 비롯한 배터리업계의 숨통이 트이고 있는 모습이다.
앞서 지난달 SK온은 하나증권과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과 함께 2차전지 에코시스템 투자확장 얼라인언스 구축을 위한 협약을 맺기도 했다. 하나증권과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SK온의 투자 및 자금조달에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투자, 금융 주선을 위한 공동사업(JV)도 추진할 예정이다.
실제 주식시장에서도 배터리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소재기업을 포함한 2차전지 관련주가 몰려 있는 코스닥 지수는 올해 들어 30% 넘게 치솟았다. SK온을 자회사로 둔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올 들어 이달까지 13% 증가했다.
SK온은 이번 MBK파트너스 컨소시엄 유상증자까지 끝나면 총 4조8000억원가량의 신규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SK온은 유치한 투자금을 일부 차입금 상환과 해외 공장 설립 등 글로벌 설비를 확장하는데 사용할 예정이다.
최근 SK온은 현대자동차와 미국 조지아주에 배터리 합작 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양사가 총 50억 달러(약 6조5000억원)를 공동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 바토우 카운티에 SK온과의 배터리셀 합작공장을 설립한다. 양사는 지분 각 50%씩을 보유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SK온은 미국법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를 통해 조지아주에서 배터리 1·2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또 SK온은 포드와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설립하고 미국 켄터키·테네시주에 생산 공장도 확충하며 투자를 늘리고 있다.
SK온은 잇따른 투자 확대 소식과 함께 최대 분기 매출을 근거로 내년 경 흑자 전환을 자신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진 시장의 반응은 냉랭하다. 당초 2020년 흑자전환 시점을 목표했다가 2년 뒤로 미루고 지난해에도 결국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SK온의 부채비율은 258.1%, 차입금의존도는 51%다. 차입금 규모는 2021년말 4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11조원 가량 증가했다.
SK온 관계자는 이날 SK이노베이션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미국 공장의 수율이 안정화되고 있고 완성차 업체들로부터 전기차용 배터리 수주가 확대되면서 내년쯤 흑자전환이 가능하다고 본다"며 "올해 3월부턴 미국 공장이 재가동되면서 빠르게 수율이 개선되고 있어 2분기부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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