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중국 증시 상장사들의 1분기 실적 발표가 끝났다. 매출과 순익 모두 플러스 성장했지만 성장폭 면에서는 다소 아쉽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반기 증시 흐름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중국 금융 정보 플랫폼 윈드(Wind)자료에 따르면 이달 3일 기준 A주 5155개 상장사가 1분기 실적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들 상장사의 1분기 매출 총액은 17조 위안(약 3252조 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고, 순이익은 1조 5000억 위안으로 1.42% 증가했다.
업종별로 보면 소비 및 금융 섹터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윈드 자료에 따르면 전력설비·여행 및 외식·농목축업·비(非)은행 금융(보험 및 증권) 섹터의 1분기 매출 증가율이 각각 24.46%, 19.63%, 18.24%, 16.6%를 기록하면서 기타 섹터를 앞질렀다.
궈타이쥔안(國泰君安)증권 자료로도 1분기 수익률 증가폭이 컸던 30개 업종이 서비스 등 소비와 금융·미디어 및 컴퓨터 섹터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호텔 및 외식·관광·항공 섹터의 수익 증가율이 100%를 웃돌았고, 증권·보험 등 섹터의 수익 증가율도 50%를 넘었다.
위드 코로나 전환 이후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지며 올해 초 증시 반등을 견인했었다. 그러나 제조업 경기 지표가 다시 '위축' 국면으로 돌아서면서 경기 회복 기대감이 약화, 최근 증시는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노동절 연휴를 마치고 4일 개장한 중국 증시는 2거래일 연속 혼조세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5월 4~5일) 상하이 종합지수는 전주보다 0.34% 상승한 반면 기술주 중심의 선전성분 창업판 지수는 각각 1.39%, 2.46% 하락했다.
경기 회복 동력 약화 우려는 민간 제조업 및 서비스업 경기 지표 악화로 불거졌다.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財新)은 4일 4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5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월치(50)와 시장 전망치(50.3)을 모두 밑도는 것으로, 중국 민간·중소기업 제조업 경기를 반영하는 PMI가 3개월 만에 다시 '위축' 국면에 돌아선 것이다.
4월 고용지수가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도 경기 회복의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경기 회복에 대한 불안감을 느낀 기업들이 채용을 주저하고, 이것이 결국 소득 불안정으로 이어지면 소비마저 위축될 수 있다.
2분기 이후 증시 상황에 대한 전망도 기관 별로 차이를 보인다. 경기가 살아나면서 2분기 이후 상장사들의 수익성이 대폭 개선, 주가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주를 이루지만 경기 회복세가 예상에 못 미치면서 증시 반등 동력 역시 약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하이퉁(海通)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 쉰위건(荀玉根)은 하반기 장세에 충만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중국 경제 펀더멘털이 회복되고 있고 해외의 긴축 주기가 고점을 지났다"면서 이것이 A주에 상당히 유리한 요소들이라고 지적했다.
중신젠터우(中信建投) 수석 이코노미스트 천궈(陳果)는 더욱 낙관적 전망을 밝혔다 "중장기 밸류에이션이 지난해보다 현저하게 개선됐다"며 "지수가 높은 확률로 하반기 고점을 찍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완훙위안(申萬宏源)증권은 신중한 입장이다. 경기 회복 전망이 약화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증시 전반의 상승보다는 섹터별로 엇갈린 흐름을 보일 것이란 의견을 내놨다. "소비 서비스 회복이 1분기 어닝 시즌 중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만큼 2분기 이후 더 큰 폭의 반등이 기대되고, 디지털 경제 및 중앙기업 개혁 테마주의 상승폭도 상당히 클 것"이라고 예측했다.
[사진 = 셔터스톡] |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