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교촌치킨이 할인 프로모션을 전개하며 고객잡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배달업황이 침체기 접어든데다 지난달 가격인상으로 소비자 저항이 심화되자 적극적인 판촉에 나선 것이다. 교촌치킨의 할인 공세가 잠잠해진 고객의 발길을 다시 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지난달 말부터 자사앱을 통해 최대 4000원의 치킨 할인 쿠폰을 지급하고 있다. 신규 고객에는 2000원, VIP 및 KING 등급 고객에는 각각 3000원, 4000원 쿠폰을 발급한다.
배달앱 '배달의민족'에서도 할인 행사에 나섰다. 지난 15일부터 오는 21일까지 진행하는 배민 프로모션에서는 교촌치킨 주문 고객에 최대 4000원 할인 쿠폰을 지급한다. 교촌치킨은 앞서 지난 1월에도 배달앱 요기요에서 4000원 할인 쿠폰 제공에 나선 바 있다. 교촌치킨 자사앱과 배달의민족 주문 비중은 전체의 50%를 넘는 것으로 알려진다. 사실상 과반수 이상 소비자들에 가격 할인 지원에 나선 셈이다.
왼쪽부터 교촌치킨이 전개하는 자사앱 프로모션, 배달의민족 프로모션 안내문. [사진=각 페이지 갈무리] |
여타 브랜드 대비 할인에 소극적이었던 교촌치킨이 최근 잇단 프로모션에 나선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일각에서는 지난달 치킨 가격 인상 이후 소비자 저항에 부딪히자 할인 정책으로 선회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흘러나온다.
관련해 교촌치킨은 지난달 치킨 가격을 최대 3000원 올렸다. 이에 따라 대표 메뉴인 교촌 허니오리지날은 16000원에서 19000원으로, 허니콤보 가격은 2만원에서 2만3000원으로 올랐다. 난 2021년 11월 가격 조정 이후 1년 5개월여만에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가격인상은 주 원재료인 닭값을 비롯해 식용유 등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서 원가부담이 커진 것에 기인했다. 관련해 지난해 4분기 교촌에프앤비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6% 간소한 1289억원을, 영업손실은 적자 전환한 36억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인상 이후 소비자들의 반응이다. 그간 교촌치킨이 치킨업체 가운데 첫 가격인상을 단행, 치킨값 인상을 주도했다는 점을 들어 이번 가격인상에 대한 저항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교촌 불매운동 움직임이 일 정도다.
코로나19 수혜로 지난해 상반기까지 매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던 교촌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통상 외식업체들이 가격인상을 단행한 이후 실적 개선을 기대하는 것과 달리 경기침체와 소비자 저항 등에 따른 수요 감소가 우려되고 있는 것이다. 교촌치킨이 가격 인상을 단행한 이후에도 할인 행사에 적극적인 요인으로 풀이된다.
성장동력으로 내세웠던 수제맥주 사업도 올해 분위기가 좋지만은 않다. 교촌에프앤비는 연내 와인 컨셉 수제맥주 신제품을 출시하고 기존 제품 리뉴얼 작업에 착수한다는 방침이지만 흥행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교촌에프앤비는 지난 2021년 120억원을 투입해 수제맥주 브랜드 문베어브루잉을 인수, 수제맥주 사업에 도전장을 냈다. 당시 수제맥주 시장이 확대되고 있었고 자사 치킨과 수제맥주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최근 위스키, 와인 등에 밀리면서 수제맥주 시장 성장이 감소세로 전환됐다. 선두 수제맥주업체들조차 다른 주종인 하이볼에 도전하는 등 퇴로찾기에 나선 상황이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할인 프로모션은 가격인상과 무관하다"며 "작년 하반기부터 전반적인 소비둔화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소비 활성화를 위한 판촉 강화 활동의 일환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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