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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상업용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경고음이 월가에 날로 고조되고 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를 포함한 은행권 위기 사태에 가뜩이나 금융시스템을 둘러싼 불안감이 작지 않은 가운데 2008년 서브프라임(비우량) 모기지 사태에 준하는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목소리가 확산되는 상황이다.
모간 스탠리가 4월6일자 보고서를 내고 미국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앞으로 40% 폭락, 해당 분야는 물론이고 경제 전반에 충격파를 일으킬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 규모는 20조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별도로 유럽중앙은행(ECB)은 최근 유로존의 상업용 부동산 펀드 규모가 지난 10년간 3배 급증, 10조유로에 달했다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의 고층 건물들 [사진=블룸버그] |
시장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 사태를 빌미로 재택 근무가 급증하면서 상업용 부동산의 공실율이 가파르게 뛴 상황에 중앙은행의 과격한 금리인상이 가격 급락과 대출 부실 위험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한다.
모간 스탠리는 이번 보고서에서 "상업용 부동산 시장 전반에 걸쳐 40%에 달하는 가격 폭락이 발생할 것"이라며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와 흡사한 부동산 패닉이 재연되는 셈"이라고 경고했다.
앞으로 1~3년 사이 만기가 예정된 대출금 규모가 수 조 달러에 이르는데 공실율과 금리의 동반 상승에 디폴트율이 높아지는 한편 매물이 쏟아지면서 가격 하락을 부추기는 악순환이 벌어질 여지가 높다는 주장이다.
JP모간은 보고서를 내고 2023년 말까지 만기 도래하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 규모가 4500억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골드만 삭스에 따르면 자산 규모가 2500억달러를 밑도는 은행들이 상업용 부동산 대출 채권의 80% 가량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별도로 웨드부시에 따르면 뉴욕증시에 상장된 9개 주요 지역 은행의 전체 여신 가운데 상업용 부동산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18%로 집계됐다.
이미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부실은 심각한 상태다. 3월 말 시장 조사 업체 트렙은 보고서를 통해 미국 상업용 부동산 모기지 대출의 디폴트가 지난 2월 5.2%를 기록, 14년래 최고치로 뛰었다고 발표했다.
상업용 부동산 모기지 대출 부실 규모는 2023년 1월 6억8600만달러에서 2월 18억4000만달러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2009년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오피스 빌딩의 비중이 약 44%로 나타났다. 2020년 팬데믹 사태 이후 재택 근무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은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한편 상업용 부동산을 둘러싼 경고음은 월가 뿐 아니라 재계와 정책자들 사이에서도 쏟아지는 상황이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헤지펀드 업체 퍼싱 스퀘어의 빌 애크먼 최고경영자(CEO)가 팟캐스트를 통해 중소형 지역 은행이 집행한 건설 자금 대출과 상업용 부동산 대출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파장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와 JP모간 역시 상업용 부동산 대출이 다음 금융시스템 위기의 뇌관이라는 데 한 목소리를 냈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TSLA) 최고경영자와 유럽중앙은행(ECB)이 해당 부문에 대한 경계감을 내비쳤다.
higrace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