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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어가 간다] 다 같은 한우가 아니다…롯데百, 한우 큐레이션 앞장

기사등록 : 2023-06-05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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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웅 롯데백화점 축산팀 바이어 인터뷰
저탄소 한우 유통업계 최초로 선봬
롯데百 본점 절반이 큐레이션 상품
백화점 대면 판매 강점 살려 만족도↑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산지만 보던 이전과 달리 한우 취향과 입맛도 다양해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다른 유통 채널과 비교했을 때 백화점 축산 매장의 강점은 그런 세분된 취향을 모두 맞춰줄 수 있다는 거죠."

원산지만 따지던 축산 소비 트렌드에 변화가 생겼다. 이젠 소가 어떤 환경에서 뭘 먹고 자랐는지도 소비하는 기준이 된다.

안웅 롯데백화점 축산팀 치프 바이어.[사진=롯데쇼핑]

◆저탄소·화식…취향대로 고르는 한우

먹는 걸 좋아하고 요리하는 것도 즐기는 안웅 롯데백화점 축산팀 치프 바이어는 '덕업일치(좋아하는 것과 생업이 같은 것)'를 한 경우다. '정말 맛있는 상품을 찾겠다'는 일념으로 그는 이러한 소비 변화에 맞춰 한우 상품 다양화에 앞장섰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롯데백화점 본점은 한우를 부위나 원산지 별로 나눠 진열했다. 하지만 안 바이어가 다양한 한우 상품을 들여오기 시작하면서 올해는 절반이 친환경이나 풍미 등이 다른 큐레이션으로 상품으로 채워졌다.

롯데백화점에서 지난 설에 판매한 저탄소 한우도 그가 유통업계에 처음으로 들여온 상품이다. 설에 준비했던 1000세트 물량은 완판됐고, 지난 3월 말부터 정식 판매에 들어갔다.

저탄소 한우는 말 그대로 탄소 배출량이 적은 한우를 말한다. 안 바이어는 "저탄소 한우는 고창 농가와 전북대학교가 산학협력을 통해 개량한 품종으로 평균적으로 생후 30개월이 됐을 때 도축하는 일반 한우와 달리 생후 25개월 만에 도축할 수 있다"며 "도축 시점을 앞당기는 만큼 탄소 배출량이 적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축은 소화 과정과 분뇨 처리과정에서 탄소발자국을 남긴다. 저탄소 한우는 같은 무게 기준 세계 평균 대비 65%, 국내 평균 대비 45% 더 적은 양의 탄소를 발생시켜 지구 온난화 예방에 기여한다.

롯데백화점 축산 매장.[사진=롯데쇼핑]

 

지난달 초부터 롯데백화점에서 판매를 시작한 화식발효 미경산 암소한우 역시 다양한 풍미를 즐기는 소비자를 위해 안 바이어가 들여온 상품이다.

미경산 한우는 출산경험이 없는 어린 암소로, 3일간 화식으로 끓여 6개월간 발효숙성시켜 만든 '특제사료'를 먹고 자란 프리미엄 한우이다. 부드러운 육질과 뛰어난 풍미가 특징이다.

안 바이어는 "한우는 어떤 환경에서 뭘 먹여 키웠냐에 따라 맛이 완전히 달라지는데, 사룟값 부담 때문에 화식발효 사료를 먹여 키우는 농가는 거의 없다"며 "경남 함양에 전통 방식으로 키우는 농가를 통해 이 상품을 선보이게 됐다"고 덧붙였다.

◆축산업 위기 백화점만 가능한 큐레이션으로

롯데백화점은 상품 수 다양화로 축산 품목 강화에 나서고 있지만, 사실 요즘 축산업 전망은 밝은 편이 아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늘었던 내식 수요가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을 기점으로 외식 수요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달 4년 만에 발생한 구제역과 역대 최고치에 육박한 한우 사육두수 등은 한우 가격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요소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백화점은 백화점만이 할 수 있는 '큐레이션'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축산팀은 새로운 상품을 들일 때 매번 시식회를 진행한다. 5점 척도로 점수를 매겨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을 상품화시킨다.

안 바이어는 "소고기는 얼마나 풍미가 좋은지, 얼마나 부드러운지, 또 얼마나 육즙이 많은지 크게 3가지를 기준으로 맛이 나뉜다"라며 "어떤 사료를 먹여야 맛이 좋아지는지를 과학적으로 증명하긴 어려우니 일일이 먹어보며 맛을 평가하는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시식회를 통과해 판매 매대로 간 제품은 손질 과정에서 한 번 더 큐레이션을 거친다. 롯데백화점은 판매 매대 사이에 투명 유리 가림막이 설치된 손질 테이블을 설치했다. 소비자는 손질 과정을 직접 보며 세세하게 손질을 주문할 수 있다.

축산 매장을 살펴보고 있는 안웅 롯데백화점 축산팀 치프 바이어.[사진=롯데쇼핑]

안 바이어는 "대형마트나 온라인에서 고기를 사면 이미 손질을 다 마친 경우가 대다수다 보니 원하는 부위나 두께를 주문하는 게 어렵다"라며 "백화점의 경우 구조적으로 대면판매를 원칙으로 하고있기 때문에 좋은 품질의 상품을 최상의 컨디션으로 손질해 제공한다. 단골 고객을 대하듯 큐레이션해 제공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백화점 고기가 비싸다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할인 행사에 들어가면 대형마트와 가격 차이가 1.2배 정도밖에 나지 않는다"라며 "그 가격 차이보다 더 큰 만족도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직접 경험한 다음에 판단해도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ykno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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