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근철 특파원 = 볼로도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카호우카 댐 파괴는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을 두려워한 러시아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댐 파괴의 배후로 서로 상대를 지목하고 있는 가운데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큰 저수지 중 하나(카호우카 댐)가 파괴된 것은 전적으로 고의적인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로 인해 수십만 명의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식수난을 겪게 됐다"고 지적했다.
울렉산드로 쿠브라코프 우크라이나 부총리도 이날 "현재 최우선 과제는 러시아의 테러 공격으로 피해를 입은 지역에 식수를 공급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밖에 독일 매체 빌트와의 인터뷰에서도 "러시아는 우리가 대반격을 그쪽으로 개시하는 데 두려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블룸버그]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의 예상되는 대반격을 저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카호우카 댐을 파괴했다는 의미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미 1년전 부터 러시아가 댐에 지뢰 등을 설치하고 있다는 점을 파악해서 협력국과 공유해왔다면서 "모든 사람들이 우리가 그 지역으로 침투할 경우 러시아가 이를 폭파할 위험이 높다고 말해왔다"고 강조했다.
전날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의 카호우카 댐이 폭발로 파괴돼 무너지면서 이 일대 10여개 마을과 헤르손시 일부 지역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령이 내려졌다.
카호우카 댐은 수력발전이 가능한 다목적 댐으로 저수량은 18㎦다. 이는 한국 충주호의 약 6.7배 규모다.
우크라이나는 카오후카 댐 파괴가 러시아군의 테러 행위라고 밝혔지만 러시아는 우크라군의 소행이라고 맞섰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천연가스관 '노르트스트림' 폭파가 우크라이나에 의한 것이라는 의혹에 대해서도 "나는 결코 그런 짓을 하지 않는다"며 강력히 부인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노르트스트림' 폭발 사건이 우크라이나군 계획에 따른 작전이었음을 미국 정보당국이 사전에 파악하고 있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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