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올해 하반기에 기대됐던 반도체 업황 회복이 늦어지고 있다. 위축된 소비심리가 반도체 수요회복에 발목을 잡고 있는 가운데 하락한 반도체 가격 역시 여전히 반등하지 못 하고 있다. 반도체 업황은 내년이 돼야 회복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잇따른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적자를 낼 것으로 점쳐졌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2조4270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됐고, 4분기엔 적자폭은 축소되겠지만 적자 기조는 유지돼 1조4188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이란 전망이다.
매출의 절반가량을 반도체 사업에서 내고 있는 삼성전자의 상황 역시 비슷하다. 삼성전자는 3분기 3조684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전년 동기보다 66% 이익 규모가 줄어들 전망이다.
4분기엔 5조29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전년 동기보다 이익이 17% 늘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반도체 가격 하락 탓에 8년 만에 처음으로 4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당초 반도체 업계는 하반기엔 수요가 개선하며 반도체 업황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해 11~12월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감산을 한 데 이어 올해 4~5월엔 삼성전자까지 감산에 동참하며 공급물량을 조정한 것 역시 하반기 반도체 업황 회복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기대됐던 소비 심리가 회복되지 못하며 수요가 크게 늘지 못하는 분위기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현재 소비와 시장상황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 반도체 업황이 하반기 개선될 여지는 보이지 않는다"면서 "상반기 보다는 개선된다고 볼 수 있지만 반도체 업황이 회복되는 시점은 내년 상반기쯤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D램(DDR4 8Gb 1Gx8 2133MHz 기준) 가격은 1.4달러로 전달보단 3.45%, 연초에 비해선 36.65% 떨어졌다. 낸드(128Gb 16Gx8 MLC 기준) 가격은 3.82달러로 전달 수준을 유지했지만, 연초에 비해선 7.73% 떨어졌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공급 물량을 줄이더라도 수요가 늘어나야 가격이 올라가는데 고객사들의 수요 증가는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감산효과에 대해선 아직 가격적 측면에서 유의미하게 올라간 것이 없어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1년간 D램, 낸드 가격이 80% 하락하며 현금 원가에 도달한 만큼 하반기 D램과 낸드 가격 상승이 전망된다"면서 "3분기엔 D램과 낸드 가격 하락폭이 축소되고, 4분기에는 상승 전환을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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