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중국의 경제 회복 부진에 이어 중국인들의 국산 제품 선호 트렌드에 글로벌 제품 브랜드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시간) 전했다.
5년 전까지만 해도 해외 브랜드들이 중국 소비층을 꽉 잡았고 중국산 브랜드들은 비교적 낮은 품질과 마케팅 부족으로 경쟁에서 뒤처졌다.
그러나 중국산 브랜드의 품질은 크게 개선됐고 가격은 저렴하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커진 라이브 커머스(채팅으로 소비자와 소통하면서 상품을 소개하는 스트리밍 방송) 덕에 중국산 브랜드들의 입지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베이징 로이터=뉴스핌] 최원진 기자= 중국의 화장품 브랜드 '퍼펙트 다이어리'(Perfect Diary) 매장에 마스크를 쓴 베이징 시민들이 쇼핑하고 있다. 2020.08.25 |
WSJ에 따르면 중국의 화장품 브랜드 퍼펙트다이어리의 12색 아이섀도 팔레트는 최저 15달러인 반면 로레알의 6색 아이섀도 팔레트는 23달러다.
베이징의 한 홍보대행사에서 근무하는 더우샤오한(47)씨는 미국과 유럽 화장품 브랜드를 선호했다가 지금은 가격이 저렴하고 제품 디자인도 예쁜 퍼펙트다이어리 제품을 애용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과거보다 가격에 더욱 민감하다"고 말했다.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퍼펙트다이어리와 중국의 또 다른 화장품 스타트업 플로라시스는 지난 2021년 기준 중국 내 색조화장품 시장의 약 15%를 차지한다. 이는 6년 전 거의 제로(0)%의 가까운 점유율에서 엄청난 성장이다.
반면 로레알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2016년부터 2021년까지 꾸준히 하락세다.
중국의 스포츠웨어 브랜드 리닝과 안타스포츠도 지난 2020년 각각 6%, 9% 점유율에서 2022년 각각 10%, 11%로 성장했다.
모간스탠리는 이들 국산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이 내년에 22%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아디다스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2020년 19%에서 내년 11%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WSJ는 중국 소비자들의 애국 소비 열풍을 뜻하는 '궈차오(國潮)'가 한창이란 점에 주목했다. 국산 브랜드에 중국 문화적 요소가 가미된 제품들이 특히 더 잘 팔린단 설명이다.
예컨데 리닝이 지난 2018년 뉴욕패션쇼에 선보인 스포츠웨어 콜렉션은 중국의 상징색은 빨강과 금색이 주를 이뤘는데 중국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는 전언이다. 올림픽 체조 선수 리닝이 세운 이 브랜드의 스니커즈 가격은 200달러로, 고가임에도 인기가 높다.
이같은 현상에 글로벌 브랜드들은 중국 소비자층을 사로잡기 위한 색다른 마케팅 전략을 택하고 있다.
로레알은 틱톡의 중국 플랫폼 더우인에서 온라인 상점을 두고 고객과 영상통화로 뷰티 상담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미국의 명품 브랜드 코치는 중국의 '국민사탕'인 '따바이투'(大白兔) 로고가 그려진 의류를 출시했다. 아디다스는 'CHINA'가 프린트 된 의류를 내놨고, 나이키는 십이지(十二支) 12동물이 그려진 스니커즈를 출시했다.
컨설팅회사 베인앤드컴퍼니의 제임스 양 상하이지사 파트너는 "이제는 더이상 (외국산) 브랜드를 가져와서 가게를 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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