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50억 클럽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막판 혐의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박 전 특검 주변 인물을 잇따라 소환해 조사한 검찰은 조만간 박 전 특검을 직접 소환해 조사할 전망이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지난 주 박 전 특검의 최측근인 양재식 변호사, 인척인 대장동 분향업자 이모 씨, 천화동인 6호 실소유주 조우형 씨 등을 소환해 조사했다.
[서울=뉴스핌]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지난 2017년 8월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뇌물 제공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결심공판에 참석하며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7.08.07. leehs@newspim.com |
박 전 특검은 2014년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 등 민간업자들이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를 준비할 당시 우리금융 사회이사회 의장으로 재직하면서 영향력을 행사해 컨소시엄 구성을 도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애초 박 전 특검은 이 대가로 200억원 상당의 뒷돈을 받기로 했는데, 우리은행이 최종적으로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만 참여하기로 하면서 박 전 특검 측의 약정 금액도 50억원으로 줄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양 변호사 등 박 전 특검의 주변 인물들이 연달아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박 전 특검에 대한 소환조사가 머지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검찰이 박 전 특검 이전에 그의 딸을 소환해 조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 전 특검의 딸 박모 씨는 2019~2021년 화천대유에서 근무하며 대여금 명목으로 11억원 등을 지급받았는데, 검찰은 이 금액이 약정된 50억원 중 일부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한편 검찰은 또다른 '50억 클럽' 멤버로 꼽히는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보강수사에도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곽 전 의원과 박 전 특검에 대한 혐의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으며, 조만간 곽 전 의원과 그의 아들 병채 씨에 대한 소환조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은 최근 김정태 전 하나금융그룹 회장,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 김정기 한국투자금융지주 등 주요 참고인을 소환해 조사하는 등 보강수사를 벌여왔다.
특히 지난 15일에는 서울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병채 씨가 화천대유에서 근무할 당시 그에게 제공된 법인차량 관련 캐피탈 업체를 압수수색해 병채 씨 관련 자료를 확보하기도 했다.
다만 곽 전 의원 부자에 대한 소환조사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곽 전 의원 사건은 이미 1심 판결이 난 상태"라며 "박 전 특검 사건처럼 급하지 않게 사건을 검토하고 있고, 곽 전 의원과 병채 씨의 공동체 관계나 이들이 화천대유로부터 받은 이익을 얼마나 되는지 등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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