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보편적 디지털 질서가 중요하다"면서 디지털 질서 규범을 위한 국제기구 설치를 공식 제안했다.
프랑스를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유럽의 석학들과 프랑스 대표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파리 소르본 대학교에서 개최된 '파리 디지털 비전포럼'에 참석했다.
[서울=뉴스핌]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9일(현지시간) 파리 한 호텔에서 열린 프랑스 동포 초청 만찬 간담회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 2023.06.20 photo@newspim.com |
윤 대통령은 이날 디지털 질서의 근본이 되는 디지털 윤리 규범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디지털은 인간의 자유를 확대시키는데 기여하여야 하고 자유를 억압하는 데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윤리 원칙을 가장 먼저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인간의 자유 존중과 후생 확대, 자유로운 계약에 의한 거래 보장, 디지털 격차 해소, 공정한 접근과 기회의 균등, 규제시스템과 불법행위 제재 등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디지털 경제 사회 활동에 구체적으로 적용하고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디지털 질서 규범 제정을 위한 국제기구 설치를 공식적으로 제안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지난해 9월 뉴욕대 디지털 비전 포럼과 UN 연설에서 새로운 디지털 질서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글로벌 공론장을 통한 디지털 규범의 정립을 촉구한 바 있다. 이는 B20 서밋, 두바이 미래포럼, 다보스 포럼, 하버드대 연설로 이어지면서 점차 구체화됐으며 이번 포럼 역시 이러한 행보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졌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실제로 기구가 만들어지면 적어도 우리나라가 불이익을 받지 않는 시스템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최근 국제사회에서 나오는 이야기 중 하나는 각국 간 상품, 서비스 뿐만 아니라 디지털 FTA도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다루지 못하는 부분이 너무 많기 때문에 규제가 결코 좋은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의 견제장치는 마련해야 한다는 논의의 흐름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얼마 전에 유엔 사무총장이 비슷한 취지로 얘기하기도 했다"며 "국제사회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 윤 대통령이 제안했기 때문에 유엔 사무총장 제안과 맞물리며 논의가 활발해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포럼에는 글로벌 최고의 철학자로 주목받는 마르쿠스 가브리엘 독일 본대 교수, 유럽 내 인공지능 윤리규범 논의를 주도하고 있는 라자 샤틸라 소르본대 교수, 인공지능 휴머니즘 분야의 프랑스 최고 전문가인 다니엘 앤들러 교수가 참석했다.
또 글로벌 최대 커뮤니케이션 기업 '퍼블리시스'의 모리스 레비 전 회장,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한인 2세로 아시아계 최초 프랑스 장관을 지낸 플뢰르 펠르렝 코렐리아 캐피털 사장 등 주요 인사들도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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