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7월부터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다가 사망사고를 내거나 상습적으로 음주운전을 하면 차를 압수·몰수하는 대책이 시행된다.
28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대검은 경찰청과 함께 다음달 1일부터 '검·경 합동 음주운전 근절 대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1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의 한 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에서 경찰관들이 대낮 음주운전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2023.04.14 pangbin@newspim.com |
최근 음주운전 적발 건수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수준으로 회복됨에 따라 서울과 대전에서 스쿨존 음주운전 사상사고가 발생하는 등 중대 음주운전 사고가 계속 이어지는 실정이다. 지난해 기준 음주운전 단속은 13만 283건이며 이 중 음주운전 사고는 1만 5059건으로 재범률은 40%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단속 13만 772건·사고 1만 5708건)과 비슷한 수준이다.
형법 48조 1항은 '범죄 행위에 제공했거나 제공하려고 한 물건'을 압수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검·경은 해당 법 조항에 근거해 중대 음주운전 사범의 범행도구인 차량을 경찰 초동수사부터 압수하고, 재판에서 압수 차량 몰수 판결이 선고되지 않는 경우 적극 항소할 방침이다.
차량 압수·몰수 기준은 ▲ 중대 음주운전 사망사고 ▲ 5년 내 음주운전 2회 이상 전력자의 음주운전 중상해 사고 ▲ 5년 내 음주운전 3회 이상 전력자의 음주운전 ▲ 기타 피해 정도와 재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차량의 압수·몰수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등이다.
검찰 관계자는 "엔데믹 이후 낮술 문화가 생기면서 중대한 음주사고들이 일어나고 있다"며 "경각심 확산과 사회적 인식 전환을 위해 차량 압수·몰수 대책을 세우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 수사 단계에서 차량을 압수해야 몰수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경찰청과 함께 대책을 마련했다"며 "국회에서 법안도 논의 중에 있지만, 형사법 체계 내에서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지난 4월 대전의 한 스쿨존에서 대낮부터 음주운전 사고로 초등생 배승아(10) 양이 숨진 사건과 관련해 당시 차를 몰았던 방모(65) 씨의 차량을 몰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원석 검찰총장 또한 당시 사고 현장을 찾아가 헌화한 뒤 반복되는 음주운전 사고에 대해 처벌을 가중하고, 미연에 사고를 방지하는 방안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음주운전 법정형이 상향되면서 무거운 처벌을 피하고자 동승자나 동종 전력이 없는 지인을 가짜 운전자로 내세우는 사례 등이 빈발함에 따라 검·경은 운전자 바꿔치기와 방조행위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수사에 나선다.
실제 검찰이 처분한 음주운전 방조자는 2020년 334명에서 2021년 414명, 2022년 250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이에 대해서도 경찰 초동수사 단계에서 면밀히 수사하고 검찰에 송치된 이후에도 철저히 보완수사해 엄벌하기로 했다.
전문가들 또한 차량 압수·몰수 조치가 시행되면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이 커져 범죄 진압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음주운전 형량이 높아졌지만 범죄 예방 효과는 미미하다"며 "차량 압수·대책을 포함해 음주 시동잠금장치 등 형벌이 아닌 형태로 음주운전을 막을 방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미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상태에서 재범을 저질러 또다시 사고를 내는 경우가 너무 많다"며 "벌금보다 자동차 액수가 높기 때문에 차량을 몰수하면 범죄 진압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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