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경매에 나온 강남 아파트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재건축 단지는 응찰자가 대거 증가하는 추세다.
강남 아파트는 주택시장의 '바로미터' 격으로 집값 반등이 빠르고 상승폭이 큰 게 일반적이다. 대세 상승기로 판단하긴 이른 측면이 있지만 금융시장, 기준금리 등의 안정세로 투자 여력이 개선된 것도 매수심리를 자극한 이유로 해석된다.
◆ "강남 재건축 잡자" 경매 낙찰률 28%→58%
4일 부동산업계와 대한법원경매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강남구 아파트의 경매 낙찰률이 대폭 개선돼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강남구 아파트는 12건 중 7건이 주인을 찾아 낙찰률 58.3%를 기록했다. 경매에 나온 매물의 절반 이상이 주인을 찾은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지난 1월 낙찰률은 31.2%, 2월 36.8%, 3월 36.4%, 4월 25.0%를 나타냈고 5월에는 28.6%에 머물렀다.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윤창빈 기자] |
이중 재건축 추진 단지는 대부분 주인을 찾았다. 압구정동 미성2차 아파트(전용 74㎡)는 지난 4월 27일 감정가 28억4000만원에 1차 기일이 진행됐으나 유찰됐고, 지난달 1일 열린 2차 매각기일에서 감정가의 97.9%인 27억7800만원에 낙찰됐다. 응찰자 수는 6월 서울 아파트 평균 응찰자 수(5.7명)보다 2배가량 많은 10명이 몰렸다.
한강변에 조성된 이 단지의 매도호가가 26억~28억원 수준이다. 작년 최고 거래금액은 32억1000만원을 기록했다. 1987년 준공됐으며 총 911가구로 규모다. 바로 옆 단지인 미성1차와 압구정1구역 정비사업에 속한다. 재건축 사업은 초기 단계로 지난 2021년 7월 조합설립 추진위원회승인까지 마쳤다. 정비사업 전문관리자 및 설계자 선정을 거쳐 조합설립인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달 27일 경매된 도곡동 우성아파트(전용 84㎡)는 최저 매각가격 16억8800만원보다 10.6% 높은 18억6711만원에 낙찰됐다. 최조 감정평가액 21억1000만원과 비교하면 11.5% 낮은 금액으로 시세 19억~21억원과 비교하면 2억 정도 저렴하다. 응찰자 3명이 경쟁해 주인이 가려졌다.
이 단지는 지난 4월 서울시의 '재건축 정비계획 및 정비구역 지정안'이 가결됐다. 1986년 준공된 단지로 2개동 390가구 규모다. 지하철 3호선·신분당선이 지나는 양재역 인근에 있다. 재건축 이후 7개동, 548가구로 탈바꿈한다.
지난달 서울지역 아파트의 낙찰률이 26.4%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강남 아파트의 낙찰 경쟁이 고조된 상태다. 이 지역은 지난 5월 평균 응찰자 수가 12.7명으로 2년 3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 투자심리 개선되고 고도제한, 층수규제 완화도 긍정적
경매시장에서 강남 재건축 단지의 낙찰률이 치솟은 이유는 주택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작년 하반기 급격히 하락했던 집값이 바닥을 다지고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지역적으로 상승 반전하더니 지난 5월에는 서울 아파트 월간 매맷값이 17개월 만에 상승했다. 바닥을 치고 돌아선 전국의 주택매매소비심리지수도 5개월 연속 상승세다.
주택시장의 대장격인 강남지역 아파트는 주택경기가 반등하고 대세 상승기에 접어들면 시세차익이 상대적으로 클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 서울시가 고도제한, 층수규제 완화에 나서 정비사업의 기대 수익성이 개선된 것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준금리 동결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하향 안정화되고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해소된 부분도 매수세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불러왔다.
이런 영향으로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낙찰률이 더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경매컨설팅 TOP옥션 김경미 실장은 "하반기 경기침체 우려가 존재하지만 투자심리 반등, 재건축 수익성 개선 등으로 경매를 통해 내 집을 마련하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기준금리 추가인상 가능성, 주택경기 '더블딥' 등의 불확실성이 남은 만큼 무리한 레버리지 투자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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