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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 "돈 걱정 안 하려면 연소득 3억은 넘어야"

기사등록 : 2023-07-11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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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 소득 대비 2~3배 높아...고소득자도 마찬가지
살인적 인플레와 고금리 등으로 먹고살기 '팍팍'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역대급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개인들의 자금 사정이 날로 악화하는 가운데, 미국인들이 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하는 연 소득 수준은 평균 3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금융정보 제공 업체 뱅크레이트(Bankrate)가 최근 실시한 서베이에서 미국인들은 연 소득이 평균 23만3000달러를 넘어야 재정적으로 안정적(financially stable)이라고 여기는 것으로 확인됐다.

원화로 환산하면 3억원이 넘는 금액으로, 미 인구조사국이 공개한 미국 가구의 연 소득 중간값인 7만1000달러(약 9200만원)의 세 배가 넘는 수준이다.

뱅크레이트가 2500명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 재정적으로 완전히 걱정이 없는(secure) 상황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3명 중 1명이 채 안 됐다.

서베이는 '재정적으로 편안한 상태(being comfortable)'의 정의를 따로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필수품을 소비하고 이따금 여유자금으로 활용할 정도의 수입 수준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업체는 통제 불가능한 요인들로 인해 재정적으로 불안함을 느끼는 미국인들이 늘고 있다면서, 60%가 넘는 응답자들이 높은 인플레이션을 1순위 이유로 꼽았다고 전했다. 응답자의 48%는 악화된 경기 여건을, 36%는 멈추지 않는 금리 상승을 지목했다.

이 밖에도 자녀 양육 부담도 재정 상태에 큰 압박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18세 미만 자녀를 둔 부모들은 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연 소득 수준을 24만7000달러라고 답해 성인 자녀를 둔 부모들이 답한 23만6000달러보다 높았다.

미국 소비자들의 40% 이상은 비상자금이 부족하다고 답했고, 은퇴 자금도 재정 불안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월마트에서 쇼핑하고 있는 한 여성 [사진=로이터 뉴스핌]

◆ 아무리 벌어도 '팍팍'한 삶

미국인들이 느끼는 재정 불안은 고소득자들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번 조사에서 연 소득 8만달러가 넘는 응답자 중 재정적으로 완전히 안정적인 상태라고 답한 응답 비율은 42%로 연 소득 4만달러 미만 응답자들 사이에서 나타난 동일 응답 비율 17%와 연 소득 4만~7만9999달러 응답자의 비율 27%보다는 높았다.

하지만 고소득자들은 재정적으로 안정적이라 느끼는 연 소득 수준 자체가 높아 불안하긴 매한가지였다.

미국인 평균이 연 소득 23만3000달러를 돈 걱정이 없을 연 소득 수준으로 제시했지만, 연 소득 10만달러 이상인 응답자들은 34만1000달러를 재정적으로 안정적인 수준으로 봤다. 연평균 5만달러 미만을 버는 미국인들이 생각하는 희망 연 소득 18만4000달러보다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연봉 수준을 막론하고 버는 돈의 2~3배가 수중에 있어야 쪼들리지 않는다고 느껴 사람들의 삶은 그만큼 팍팍해진 것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먹고사는 데 급여를 전부 써야 하는 인구가 점차 늘고 있다.

'개인 간 금융'(P2P) 대출 업체 렌딩클럽이 공개한 4월 서베이에서 "하루 벌어 하루 산다"고 답한 응답자는 61%였고, 연봉 수준이 10만달러가 넘는 고소득자들 사이에서 급여를 먹고사는 데 다 쓰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49%로 작년의 42%보다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부담 등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은 미국에 국한되지 않는다. 한국도 별반 다르지 않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최근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한국서 부업에 나선 가장(가구주) 수는 41% 늘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 5월 '한국딜로이트그룹'이 공개한 '딜로이트 2023 글로벌 MZ세대 조사'에서도 한국 MZ세대 501명 중 절반 정도가 생계비를 걱정했고, M세대는 26%, Z세대는 34%가 이번 조사에서 '부업을 해봤다'고 답했다.

호주도 마찬가지다. 지난 9일 호주 통계청(ABS)은 현재 두 개 이상의 직업을 가진 호주인은 약 110만명으로 전년 대비 10.5% 늘었다고 밝혔고, 호주공인회계사협회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6%가 생활비 압박을 이유로 부업을 고려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식료품이나 생필품 가격이 작년 대비 7~8% 수준으로 높아진데다 금리까지 치솟으면서 주택담보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급증, 하나의 일자리로는 생활비 감당이 어려워진 영향이다.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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