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국내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SG증권발 폭락 사태에 따른 차액 결제거래(CFD)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충담금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차전지 종목 등의 활약으로 증시에서 거래대금이 늘고 기업공개(IPO) 시장 회복세 등으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지만 급속도로 얼어붙는 분위기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5개 증권사 합산 2분기 지배주주 순이익 전망치는 6500억~7000억원 대로 전 분기 대비 40~45%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불과 한달 전까지만 해도 1조원을 넘어섰는데 30% 가까이 하향 조정됐다.
여의도 증권가 / 이형석 기자 leehs@ |
2분기 5개사 합산 브로커리지 관련 이익은 1조1092억원으로 전분기대비 10.3% 증가했다. 수수료 수익은 5896억원으로 14.3% 증가하고 브로커리지 관련 이자수지는 5196억원으로 6.1% 증가했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21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20% 증가했다.
하지만 CFD 사태 관련 충당금 부담도 증권사들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여기에 더해 최근 새마을금고 사태로 불거진 부동산 PF 부실 우려가 확산되면서 이와 관련 충당금 적립, 평가 손실 인식 등으로 실적이 급격히 쪼그라들고 있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우호적인 주식시장 영업 환경이 조성되면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자산관리, 전통 IB 부문 손익은 양호하다"면서도 "부동산 PF 및 CFD 관련 충당금 적립과 평가손실 인식으로 트레이딩 부문 손익 변동성 확대가 예상돼 이에 따른 이익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강승건 KB투자증권 연구원은 CFD와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 등의 영향으로 5개 증권사가 기존 컨센서스를 최대 30%까지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금융지주(33.2%), 키움증권(28.3%), NH투자증권(11.3%), 미래에셋증권(9.2%), 삼성증권(6.4%) 순이다.
CFD 사태 관련 충담금 규모는 키움증권과 삼성증권, 한국금융지주 순으로 꼽힌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에 대해 "위탁매매 수수료가 1728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4% 증가했다"면서도 "운용손익은 557억원으로 전분기대비 61% 감소하고, 기타손익은 CFD 충당금 반영에 따라 720억원 손실을 보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어 "삼성증권은 금융상품판매수익이 전분기보다 5% 늘어난 790억원, 인수 및 자문수수료는 19% 증가한 538억원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손익 및 금융수지에서 500억원 내외의 CFD 손실반영 가정해 전분기대비 61% 감소한 1229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했다.
강 연구원은 "한국금융지주는 CFD 관련 비용 250억원, 부동산PF 유동성 공급에 따른 기계적 충당금 부담 증가, 저축은행, 캐피탈의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 부담을 실적 전망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부동산 PF 리스가 어떤 방식으로 확대될 지 알 수 없어 긴장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충당금 규모도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증권사들의 부동산 PF 연체율은 15.9%로 금융업권 내에서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1년 말(3.71%)과 비교해도 4배가 넘는다.
임 연구원은 "증권사들의 부동산 PF 부실화 우려는 제한적이지만 관련 손익 둔화는 불가피하다"며 "적극적인 연체 채권 상각을 통한 연체율 관리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 올해 1분기에도 충당금을 대규모로 적립했다"며 "2분기에도 같은 기조로 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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