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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유통업계'…쿠팡 vs CJ, 전면전 속내

기사등록 : 2023-07-25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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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올리브영 공정위에 신고
제통 전쟁 이어 채널간 전쟁까지
"기존 질서 없애고 새판짜기 나서"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쿠팡이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물며 경쟁 구도를 만들고 있다. CJ제일제당과 납품 갈등을 빚고 있는 와중에 CJ올리브영까지 공정거래위원회에 대규모유통업법 위반으로 신고하면서다.

쿠팡이 제조, 유통 할 것 없이 여러 기업과 전면전을 선포하면서 그간 유통업계에서 유지돼 왔던 질서가 완전히 뒤바뀔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사진=뉴스핌 DB]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CJ올리브영이 2019년부터 현재까지 4년간 쿠팡이 뷰티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쿠팡에 제품을 납품하려는 뷰티업체에게 납품을 금지하거나 거래 불이익을 지속적으로 줬다"는 내용으로 CJ올리브영을 공정위에 신고했다.

대규모유통업법 13조는 유통업체가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해 부당하게 납품업자가 다른 유통업체와 거래하는 것을 방해하는 등 배타적 거래 강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각각 온라인과 오프라인 강자이고, 주요 취급 품목도 생활필수품과 화장품으로 다른 쿠팡과 CJ올리브영의 대결 구도에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실제로 2019년 당시 CJ올리브영의 온라인 매출 비중은 9%에 불과했기 때문에 쿠팡과 직접적으로 경쟁하는 상황은 아니었다.

당시 CJ올리브영의 경쟁자는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오프라인 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롭스, 랄라블라 등 오프라인 헬스앤뷰티(H&B) 전문점이었다.

신세계그룹의 화장품 전문점 시코르의 공격 출점과 '뷰티 공룡' 세포라의 한국 진출 등도 오프라인 화장품 멀티숍 경쟁을 부추겼다.

반면 쿠팡이 본격적으로 뷰티 사업에 힘을 주기 시작한 건 최근 들어서다. 쿠팡은 이달 초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를 취급하는 '로켓럭셔리' 전문관을 론칭했고, 메이크업 브랜드 바닐라코와 함께 만든 단독 상품을 지난 24일 선보였다.

사실상 직접적인 경쟁자가 아니었던 쿠팡이 공정위 신고라는 강수를 두며 CJ올리브영 견제에 나선 것이다.

특히 CJ올리브영은 이미 납품업체에 랄라블라, 롭스에게 상품을 공급하지 않도록 시장 내 우월적 지위를 이용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혐의에 대해선 공정위가 8~9월 중에 결론을 낼 예정이다.

이러한 쿠팡의 행동을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쿠팡의 '유통판 흔들기'로 보고 있다. 제조 대기업과 장기간 거래를 중단한데 이어 온·오프라인 유통 시장 경계 허물기까지 나섰다는 것이다.

쿠팡은 앞서 CJ제일제당과 납품 갈등을 겪으며 제조업과 유통업의 경쟁구도를 만들었다. 갈등은 겪기 시작한 이래로 반년이 넘게 CJ제일제당과 직접 거래를 하지 않고 있다.

그보다 앞서 2019년에는 LG생활건강과 거래를 끊었다. LG생활건강이 경영 간섭을 당했다며 쿠팡을 공정위에 신고한 이후부터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유통업계에서 암묵적으로 지켜지고 있던 질서를 모두 무너뜨리고 있다"라며 "직매입 기반의 대량 구매를 무기로 기존 질서를 지우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거래 조건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은 네이버를 제치고 이커머스 시장 1위 자리를 차지한 이후 올해부터 온·오프라인할 것 없이 국내 유통 시장 전체에서 점유율을 늘려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올해 1분기(7조3990억원·분기 환율 1275.58) 들어 국내 유통업계 1위인 이마트의 매출(7조1354억원·연결 기준)을 2636억원 앞섰다. 

ykno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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