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한국 SNS의 원조는 '싸이월드'다. 한 때 전 국민이 사용했었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사용자수가 급감해 지금은 조용히 잊혀졌다. 싸이월드의 뒤를 이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던 SNS 서비스는 카카오스토리다. 역시 곧 시들해졌다. 지금은 카카오스토리의 뒤를 이었던 페이스북마저 싸늘하게 식어가고 있다. 이런 현상은 한국에서만 나타나는 게 아니다.
미국에서도 페이스북보다 먼저 서비스됐던 '마이스페이스' 또한 싸이월드와 비슷한 길을 걸어가며 사라졌다. 결론적으로 SNS는 유행에 민감하다. 아무리 잘 나가던 SNS라도 주기적으로 유행이 바뀌고 있다. 그렇다면 페이스북 SNS를 운영하고 있는 메타(페이스북)는 이제 위기인 걸까?
◆ '인스타그램' 인수한 저커버그는 천재? 운?
구글이 유튜브 인수를 결정한 2006년 당시 구글에게 유튜브는 강력한 위협요인은 아니었다. 그 당시는 인터넷 속도는 너무 느려 유튜브가 빠르게 확산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하지만 구글은 2006년에 유튜브를 과감하게 약 1조9천억원(16억5천만달러)에 인수했다. 무려 7천억원의 프리미엄을 더 주고 매수한 셈이다. 하지만 17년이 지난 지금 생각해보라. 유튜브가 없는 구글은 상상할 수 없다. 구글의 M&A는 대성공이었다.
그렇다면 페이스북(메타)의 인스타그램 인수는 어떨까? 마크 저커버그 역시 치밀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인스타그램'이 '페이스북'에 위협적인 경쟁자가 될 거라는 사실을 간파했다. 구글의 유튜브 인수 때와 다른 점은 인스타그램은 페이스북의 실질적인 경쟁자이자 추격자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저커버그는 예상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인수금액을 제안했다. 그 당시 페이스북에게 쫓기고 있던 트위터 등 인스타그램을 노리는 회사들은 많았다. 하지만 저커버그는 1조2천억원(10억달러)이라는 과감한 베팅으로 지금으로부터 11년전인 2012년에 인스타그램 인수를 성공시켰다. 개발된 지 고작 2년도 안 된 직원 13명, 사용자수 3천만명에 불과한 작은 기업이었다. 저커버그의 확신이 없었다면 쉽지 않았을 인수 결정이었다.
그렇다면 인스타그램의 찬란한 미래가능성을 정확히 예견하고 인수를 결정한 저커버그의 통찰력은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모든 정보를 분석해 과감한 가격 배팅으로 인스타그램을 인수한 저커버그는 단지 운이 좋은 게 아니다. 본인이 천재인 걸 입증한 셈이다. 물론 이때와 달리 최근에는 저커버그의 판단력이 의심되는 사례들도 많다.
저커버그가 인스타그램의 인수에 성공한 가장 큰 이유는 파격적인 인수가격이다.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저커버그는 인스타그램 창업자인 스탠퍼드대 출신의 '케빈 시스트롬'과 정기적인 만남을 가지며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인수 후에도 인스타그램을 독립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점이다. 이 부분에서 매도자에게 호감을 사 결국 알짜 회사를 손에 넣게 됐다.
페이스북에 인수된 이후에도 인스타그램 CEO인 '케빈 시스트롬'은 무려 6년간 인스타그램을 독립적으로 운용해 왔다. 그리고 인스타그램 사용자수가 10억명을 돌파한 2018년 10월에 회사를 떠났다. 모회사인 메타(페이스북)의 경영 간섭이 심해지면서 갈등이 있었다. 그 후에도 인스타그램은 전 세계에서 승승장구해 현재는 20억명의 사용자수를 보유하고 있다.
◆ 카카오스토리 SNS, 1년만에 120만명 떠나…왜?
한국에서 카카오그룹의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는 한국인은 없다. '카카오톡'은 5,200만명의 한국사람들 대부분이 사용하는 국내 1위의 독점 '메신저 앱'이다. 한국사람들은 모두 카카오톡으로 소통한다. 또 카카오그룹의 막강한 계열사인 '카카오뱅크'는 설립 5년만에 2,000만명의 고객을 확보했다. 또 다른 계열사인 '카카오페이'도 기세 등등하다.
이렇게 막강한 카카오그룹의 핵심 서비스인 중 하나가 '카카오스토리' SNS다. 전 국민이 쓰는 '카카오톡'에서 이름만 클릭하면 바로 카카오스토리와도 연결된다. 잘 되는 게 당연해 보일 정도다. 그런데 싸이월드의 뒤를 이어 한국 1위 SNS로 이름을 날렸던 '카카오스토리'의 활동사용자수는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하물며 페이스북 마저도 한국에서는 이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플랫폼정보 제공업체인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카카오스토리'의 2022년4월 사용자수는 937만명이었다. 하지만 1년 뒤인 2023년4월 사용자수는 817만명으로 무려 120만명이 감소했다. -13%의 감소율이다. 같은 기간 페이스북도 1,094만명에서 115만명이 감소한 979만명을 기록했다. 이런 감소추이는 최근 1년간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몇 년간 계속돼 왔다. 이제 한국사람들은 카카오스토리나 페이스북에 별 관심이 없다.
◆ 한국 인스타그램 사용자수 2,100만명 돌파… 대세 SNS
그렇다면 한국에서 SNS의 유행은 끝난 걸까? 그렇지 않다. 지금 대세 SNS로 떠오는 건 인스타그램이다. 2022년에 사용자수가 1,906만명이었다. 1년뒤인 2023년 4월에는 사용자수가 2,167만명으로 261만명이 증가했다. 증가율이 무려 14%다. 전 국민의 42%가 인스타그램을 사용한다. 카카오스토리의 2배가 넘는다. 이 변화를 통해 추정할 수 있는 건 뭘까?
SNS 서비스는 소비자들의 변덕과 유행으로 언제든 1등이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이다. 투자자들은 이런 SNS의 특성 때문에 글로벌 SNS의 대표격인 메타(페이스북) 주식에 투자하는 걸 두려워한다. 물론 합리적인 두려움이다. 만약 메타(페이스북)가 인스타그램을 인수하지 않았다면 메타는 지금 어떻게 됐을까? 굉장히 쫓기는 상황이었을 것이다.
미국의 마이스페이스와 한국의 싸이월드는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에 서비스가 시작된 옛날 사이트다. 그래서 스마트폰 시대에 적응하지 못해 1등을 지키지 못했다는 변명이 가능하다. 하지만 카카오스토리는 스마트폰에 최적화돼 출시된 SNS 서비스다. 그런데도 활동사용자수가 줄어드는 이유가 뭘까?
전문가들은 그 이유를 글로벌 연결에서 찾는다. 지금은 세계화 시대다. 언어는 다르지만 사람들은 이제 세계인들과 교류한다. 인스타그램의 경우 글로벌 누구와도 손 쉽게 연결된다. 20억명에 달하는 막대한 사용자수는 다른 SNS 서비스들과 차별화되는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라 할 수 있다.
결국 한국사람들만 사용하는 '카카오스토리'보다 전 세계인을 연결하는 '인스타그램'이 구조적으로 더 유리한 게 아닐까? 하지만 이렇게만 분석한다면 인스타그램보다 더 사용자수가 많은 페이스북의 심각한 부진을 설명할 수 없다. 사진 퀄리티에 극도로 집중한 인스타그램의 전략이 먹혀 든 것이라는 분석이 더 직관적이고 합리적이다. 물론 인스타그램도 방심할 수는 없다. 결국 SNS의 유행은 돌고 돌기 때문이다.
◆ MZ 세대가 인스타그램에 열광하는 이유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과의 연결을 간절히 원한다. 그러면서도 프라이버시가 침해되는 연결은 강하게 거부하는 심리도 있다. 그런 면에서 실명제를 원칙으로 하며 친구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확장되는 페이스북의 스타일은 부담스럽다. 반면 인스타그램의 기본 컨셉은 최고의 사진을 보여 주는 거다. 그래서 셀카를 선호하는 한국 사람들의 취향에 더 잘 맞는 분위기다.
지금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대세도 인스타그램으로 전환되고 있다. 전체 사용자수는 페이스북이 월등히 많지만 적극 사용자수로 따져보면 인스타그램의 성장성이 훨씬 더 높다. 이유가 뭘까? 인스타그램은 글보다 사진과 동영상 위주여서 더 직관적이고 사용하기 편리하기 때문이다.
인스타그램은 페이스북에 비해 사용자 연령이 어리다. 비실명으로도 계정을 자유롭게 만들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인스타그램은 40세 미만의 MZ 세대가 주력이다. 90년대생이 많다. 또 한가지 특징은 페이스북은 남자 사용자가 더 많은 반면 인스타그램은 여자 사용자가 60%를 훌쩍 넘는다. 특히 셀카와 맛집 사진이 많은 게 특징이다. 그래서 '셀카그램' 또는 '먹스타그램'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인스타그램은 특히 맛집이나 유명 여행지 같은 장소 검색에서 탁월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동일한 맛집 검색 시 다른 모든 포탈들을 뛰어넘는 방대한 정보와 최신 사진들이 가득하다. 이유는 물론 사용자수가 많기 때문이다. 인스타그램이 2011년에 도입한 '해시태그(게시물에 일종의 꼬리표를 다는 기능)'도 한 몫 했다. 해시태그는 특정 단어 앞에 해시(#)를 붙여 연관된 정보를 한데 묶을 때 쓴다. 해시태그 덕분에 검색이 어려웠던 사진 공유가 손쉽게 이뤄지며 인스타그램의 급성장에 기여했다.
사람들은 자신의 생활을 인스타그램에 공개하고 은근히 자랑한다. 인스타그램만 보고 있으면 세상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나만 초라하고 나머지는 다 잘사는 느낌이다. 하지만 현실세계는 다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두 인생의 '희로애락'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다만 '인스타그램'에는 즐겁고 행복한 절정의 순간들만을 포착해 올릴 뿐이다. 그래서 인스타그램에는 '불행'이 없다고 비꼬는 말도 나온다. 어쨌든 대세는 인스타그램이다.
◆ 세계적인 축구선수 호날두의 팔로워 수는?
전 세계 인스타그램 계정 중 팔로워 순위가 가장 많은 계정은 '인스타그램' 스스로의 계정이다. 6억4,500만명의 팔로워 수를 자랑한다. 하지만 이건 반칙이다. 그래서 순위로는 2위지만 실질적인 1위 계정을 살펴보면 놀랍게도 축구선수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계정으로 팔로워수가 5억9,000만명에 달한다. 한국에서 호날두의 이미지는 매우 좋았었지만 몇 년 전 한국에서 치른 유벤투스와의 친선경기에서 노쇼를 하는 바람에 이미지가 확 나빠졌다.
팔로워 순위 3위지만 실질적으로는 2위인 계정은 역시 축구선수인 '리오넬 메시'로 4억7,100만명이다. 호날두와 메시는 강력한 라이벌이지만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만큼은 호날두가 압승한 셈이다. 그런데 신기한 건 실질적인 팔로워수 1위와 2위가 모두 연예인이 아니라 축구 선수라는 점이다. 인스타그램 세계에서는 연예인보다 세계최고의 축구선수들 인기가 훨씬 더 높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호날두 입장에서 인스타그램은 유용한 플랫폼이다. 전 세계인을 모두 연결해 준 인스타그램이 없었다면 아무리 호날두의 인기가 높다 해도 6억명에 육박하는 팔로워를 이렇게 손 쉽게 확보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호날두의 모국인 포르투갈의 인구수는 고작 1,000만명에 불과하다. 모국 인구수의 60배에 달하는 팔로워 수를 확보했으니 인스타그램의 막강한 위력을 체감할 수 있다.
팔로워 수 4억7천만명을 자랑하는 '리오넬' 메시 역시 마찬가지다. 메시의 모국인 아르헨티나 인구수도 4,600만명에 불과하다. 메시 역시 모국 인구수의 10배가 넘는 팔로워를 확보했으니 인스타그램에 고마워해야 할 듯하다. 흥미로운 건 전 세계 순위 10위권인 '클로이 카다시안' 마저도 팔로워수가 3억명을 넘는다는 사실이다. 인스타그램이 전 세계인을 연결하지 않았다면 결코 일어날 수 없는 현상이다.
◆ 한국 인스타그램은 블랙핑크와 BTS가 싹쓸이?
한국 인스타그램 팔로워 순위를 살펴보면 글로벌 순위와는 다른 강력한 특징이 있다. 유명 축구선수 대신 K-팝의 싹쓸이다. 그 중에서도 단 2개의 음악댄스 그룹인 블랙핑크와 방탄소년단이 모든 순위를 싹쓸이했다. 1위는 블랙핑크의 제니로 8,000만명, 2위 역시 블랙핑크의 지수로 7,410만명의 팔로워 수를 자랑한다.
흥미로운 건 10위권안에 블랙핑크나 방탄소년단과 관련 없는 계정은 단 1개도 없다는 점이다. 한국 축구의 영웅인 손흥민의 팔로워수는 1,230만명이다. 적은 팔로우 수는 아니지만 글로벌 분위기와 비교해보면 한국은 스포츠 스타들보다 K-팝 스타들의 팔로워 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편이다.
K-팝 역시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의 수혜를 톡톡히 봤다. 인스타그램 덕분에 블랙핑크 소속의 제니, 지수, 로제는 한국 전체 인구수인 5,200만명보다 많은 7,000~8,000만명의 팔로워 수를 확보할 수 있었다. 또 방탄소년단의 뷔, 지민, 제이홉, 슈가, 진, RM도 5,000~6,000만명의 팔로워 수 확보가 가능할 수 있었다. 만약 '인스타그램'이 한국에서 한글로 만들어진 SNS였다면 아무리 유명한 가수라도 쉽지 않은 일이다.
◆ 셀럽? 셀러브리티? 그리고 인플루언서
최근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드라마인 12부작 '셀러브리티'가 화제였다. '셀러브리티(Celebrity)'란 영어로 유명인을 뜻한다. 이 드라마는 인스타그램에서 유명해지기만 하면 돈이 되는 세계를 실감나게 보여주며 넷플릭스 전 세계 비영어권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한국에서는 '셀러브리티'를 줄인 '셀럽'이란 단어가 주로 사용된다. 팔로워수가 많은 인스타그램 운용자도 '셀럽'으로 통하긴 하지만 좀 더 정확하게는 전통적인 아이돌, 배우, 가수처럼 누구에게나 유명한 사람을 뜻한다.
이제 인스타그램은 단순한 SNS가 아니다. 팔로워수는 곧 권력이다. 하지만 인스타그램으로 돈을 벌기 위해 꼭 블랙핑크나 BTS처럼 수 천 만명의 팔로워가 필요한 건 아니다. 팔로워수가 1만명만 넘어가도 작은 비즈니스는 가능하다. 10만명을 넘어가면 웬만한 비즈니스는 다 가능하다. 100만명을 넘어가면 그 때부터는 권력이 된다. 이런 '인플루언서'들에게는 대중의 관심이 집중돼 소비에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기업들은 연예인 광고에 집중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인플루언서'를 이용한 광고를 더 선호한다. 연예인 마케팅보다 가격 대비 성능이 좋기 때문이다. 이를 '인플루언서(Influencer) 마케팅'이라고 한다. '인플루언서'란 '영향력 있는 사람'이라는 의미다. 전통적인 개념의 연예인과 구분해 인터넷상 유명인 중 대중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네이버 파워블로거, 유명 인스타그램 운영자와 유튜브 운영자 등을 통칭하는 말이다.
'인플루언서'가 라이브방송으로 진행하는 공동구매는 순식간에 매진된다. 유명 인스타그램 운영자는 피드에 광고 글을 한 번 올려주고 수백만원을 받는다. 패션, 뷰티 등 다양한 분야에서 광고를 원하는 광고주들이 넘쳐난다. 인플루언서가 협찬을 통해 원하는 물건이나 식당을 이용하는 건 더더욱 쉬운 일이다. 사람들이 기를 쓰고 '인플루언서'가 되기를 원하는 이유기도 하다.
◆ 인스타그램은 어떻게 돈을 벌까?
하지만 메타 입장에서는 인스타그램 사용자만 돈을 벌어서는 곤란하다. 메타의 주 수익모델 역시 99%가 광고다. 인스타그램을 쓰는 소비자들은 인스타그램의 광고 수익모델에 익숙할 것이다. 지겹도록 광고가 나오니까 말이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의 맞춤형 광고는 효과가 높아 광고주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그런데 이 정밀한 타겟 광고는 어떻게 진행되는 걸까?
일단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은 앱을 설치한 후 동의를 누르는 순간부터 스마트폰의 사용자에 대한 거의 모든 정보를 수집해 왔다. 이렇게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식별자'라는 꼬리표를 통해 개별 사용자들이 어떤 것에 관심이 있고 어떤 물건을 사고 싶어하는 지를 파악한다. 이 빅데이터를 통해 '맞춤형 광고'를 진행해 왔다. 그래서 인스타그램을 사용하다 보면 본인이 자주 이용하는 '쇼핑몰'이 광고로 보여지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과거에는 인스타그램 피드를 보며 스크롤을 밑으로 쭉 내리면 5개의 게시물 당 1개씩의 광고가 섞여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광고개수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광고내용은 당연히 타겟 소비자의 취향이나 연령대에 맞는 맞춤형 광고다. 그런데 애플의 '앱추적 투명성' 정책 이후 맞춤형 광고의 정밀도가 확 낮아졌다. 다행히 메타는 강력한 인공지능 기술력을 통해 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고 있다.
인스타그램은 피드 광고 외에도 다양한 방식의 광고들로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또 연예인들과 기업들도 인스타그램을 홍보 목적으로 적극 활용한다. SNS의 새로운 강자로 떠 오른 인스타그램은 앞으로도 계속 전진하고 확장될 수 있을까? 혹시 비슷한 다른 SNS가 나오면 '카카오스토리'처럼 순식간에 왕좌를 뺏기는 건 아닐까? 인스타그램을 위협하는 새로운 1등 SNS 후보로는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가 만든 '틱톡'이 있다.
◆ 글∙사진 시대 끝? 숏폼 동영상 대세…메타의 태세전환
'SNS(Social Network Service)'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줄임말이다. 특정한 관심이나 활동을 공유하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망을 구축해 주는 온라인 서비스를 의미한다. 대표적인 SNS로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등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좀 더 넓게 보면 숏폼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도 SNS의 범주에 들어간다.
'숏폼 콘텐츠'란 15초~60초 이하의 짧은 동영상 콘텐츠를 뜻한다. '틱톡'은 '숏폼 콘텐츠'라는 새로운 장르로 유튜브의 빈틈을 공략했다. 날이 갈수록 더 짧아지기만 하는 현대인의 집중력에 착안한 틱톡만의 차별화된 콘텐츠였다. 중국 내 서비스는 2016년, 글로벌 서비스는 2018년에 공개됐다.
이 15초~60초 이하 동영상 콘텐츠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틱톡의 서비스가 나온 이후 불과 1년만에 전 세계 이용자수가 1억명을 돌파했다. 현재는 16억명이 넘는다. 동영상에 익숙한 10~20대들의 취향 공략에 성공한 셈이다. 한국에서도 MZ(밀레니얼+Z세대, 1981년~2010년생)세대들에게 틱톡 같은 숏폼 콘텐츠 시청은 대세가 됐다.
숏폼 콘텐츠의 강점은 시청자들에게 집중력을 요구하지 않는다. 별 생각없이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짧은 동영상이 끝나면 끊임없이 다음 영상을 연이어 추천한다. 짧은 시간에 승부를 봐야 하는 특성상 영상 자체가 유튜브보다 더 자극적인 경우가 많다. 선정성을 무기로 한 숏폼도 상당수다. 또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유지하기 위해 중간광고를 포기하는 전략적 선택으로 시청자들의 시간을 빼앗는 데 성공했다.
틱톡의 대공세에 유튜브보다 메타(페이스북)가 먼저 대응을 시작했다. 메타는 글∙사진 SNS인 페이스북과 감각적인 사진 SNS인 인스타그램으로 톡톡히 재미를 봐 왔다. 하지만 동영상 시대로 넘어오면서 유튜브에 기선을 뺏겼다. 이런 아픔 때문에 숏폼 플랫폼 틱톡의 등장에는 기민하게 움직였다. 유튜브 쇼츠보다 빠른 2020년 8월에 틱톡의 숏폼 콘텐츠를 모방한 '릴스'를 전격 선보였다.
유튜브는 '릴스'보다 1년 늦은 2021년7월에 '쇼츠'를 정식 출시하고 서비스를 개시했다. 현재 유튜브 '쇼츠'의 월간 사용자수는 15억명 이상, '틱톡'의 월간 사용자수도 16억명 이상, 메타(페이스북) '릴스'의 월간 사용자수는 10억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메타 입장에서는 대 선방한 셈이다. 숏폼 동영상 '릴스'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양쪽에 모두 올릴 수 있게 오픈 돼 있다. 이런 정책은 '릴스'의 사용자수 확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메타가 숏폼 동영상으로 태세전환을 한 이후부터 SNS가 '소셜 네트워크'에서 '숏폼 동영상 플랫폼'으로 변해가고 있는 느낌이다. 사용자들이 게시글보다 영상을 조회하는 횟수가 확연히 늘어나고 있다. 특히 예능프로그램이나 드라마 클립 동영상의 인기가 높다. 중독성 강한 '릴스' 동영상의 위력이다. 릴스와 인스타그램을 합쳐 '릴스타그램'이라 부르기도 한다.
광고 측면에서 보면 어떨까? '릴스'는 기존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의 광고시장을 일부 잠식하고 있다. 그렇다고 메타가 숏폼 시장을 포기할 수는 없다. 사용자들이 '릴스' 영상을 시청하는 시간이 점점 더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023년 1분기에는 릴스 동영상 시청회수가 매일 20억회로 늘어났다. 이는 6개월 전 보다 2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지난해 보다 24% 증가했다. 광고매출도 페이스북 채널에서는 40%, 인스타그램 채널에서는 30% 증가했다.
◆ 메타의 대공세에 카카오 그룹은 위기
결론적으로 세계최대 SNS인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모두 가지고 있는 메타는 숏폼 동영상인 '릴스'까지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시켰다. 반면 한국에서 '메타'의 대항마라 할 수 있는 '카카오그룹'의 대응은 어떨까? '카카오스토리'는 이미 '인스타그램'의 대공세에 한국의 SNS 시장을 거의 넘겨주고 있는 상황이다.
카카오그룹은 숏폼 동영상 '릴스'와 '쇼츠'의 공세에는 잘 대응할 수 있을까? 네이버는 '클립'이라도 있지만 카카오의 숏폼 동영상은 잘 눈에 띄지 않는다. 카카오 같은 플랫폼 기업에게 가장 중요한 건 결국 사용자수다. 아직 한국에서 전 국민이 사용하고 있는 '카카오톡'의 입지는 독보적이고 압도적이다.
하지만 'SNS 시장'과 '숏폼 동영상 시장'에서 메타에게 계속 밀리는 건 위험 신호다. 미래에는 카카오의 자랑인 메신저 시장마저 메타의 '왓츠앱'과 '페이스북 메신저'에게 공격받게 될 지도 모른다. 카카오는 가장 중요한 자원인 사용자수가 더 이상 감소하지 않도록 좀 더 노력할 필요가 있다. 한국에서 토종 플랫폼 기업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카카오 그룹의 선전을 기원한다.
③편에서 계속… ③ 메타, 세계 최대 메신저 '왓츠앱'이 '카카오'에 배울 점은?
자세한 내용은 해당 영상을 통해 확인해 보자.
뉴스핌 (촬영·편집 : 김현석 / 그래픽 : 조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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