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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조 대출 만기' 9월 터진다···은행권 코로나 '연체' 비상

기사등록 : 2023-08-02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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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환유예 5.2조원 달해, 9월부터 본격 만기 도래
정부 '상생금융' 압박에 은행권 추가 대응 모색
5대은행 코로나 대출만 37조, 경기부양책 시급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의 코로나 대출 '시한폭탄'이 은행권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정부 지원 규모 85조원, 이중 5대 은행 대출만 37조원에 달한다. 만기연장 및 상환유예로 위기를 넘기고 있지만 차주 상환 능력이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코로나 대출 원리금 상환유예 만기가 오는 9월로 다가온 가운데 2일 은행권에서는 상환유예 추가 연장 뿐 아니라 신규 지원책에 대한 검토에 돌입했다.

[서울=뉴스핌] 양윤모기자= 서울의 기온이 33도속 폭염특보가 발효된 20일 오후 서울 명동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더위도 잊은채 쇼핑백을 들고 한국의 정취를 감상하고 있다. 2023.07.20 yym58@newspim.com

정부는 지난해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 연착륙 지원방안만기연장' 제도를 통해 만기연장을 이용중인 차주 53.4만명(124.7조원)에 대해 만기를 3년간 연장하고 상환유예를 이용중인 3.8만명(16.7조원)에게는 만기를 1년간 추가하기로 결정한바 있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원금상환유예 이용차주는 1.5만명(5.2조원)이며 특히 이자조차 내기 어려워 상환유예를 신청한 차주는 1100명(1.4조원) 수준이다.

정부가 만기연장 및 상환유예를 지원한 전체 코로나 대출 85.3조원에 비해서는 작은 비중이지만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에 따른 골목상권 악화 등을 고려할 때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 채무상환 부담 증가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 우려는 상당하다.

이에 금융당국에서는 은행권의 코로나 대출 특별관리를 수차례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달 19일 기업은행에서 열린 '중소기업·소상공인 현장 간담회'에서 "어려운 시기에 금융권이 '비 올 때 우산 뺏기'식으로 대응해서는 안된다"며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기기도 했다.

특히 이 원장은 이날 기업은행과 농협중앙회의 코로나 차주 지원방안을 '극찬'하는 모습을 연출한 데 이어 비공개 예정이던 두 은행의 프로그램 설명회도 현장에서 공개로 전환, 언론에 노출시키기도 했다. 타 은행 확대를 압박하는 일종의 '유화책'으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현재 주요 시중은행들은 정부 지원과는 별개로 자체적인 코로나 차주 특별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최장 10년까지 분할상환을 전환하고 우리은행은 최장 2년까지 상환유예기간을 연장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최장 10년(신용)·20년(담보) 분할상환과 최장 2년의 상환유예 연장을 지원하고 하나은행은 차주 요청 시 세부사항을 검토해 상환유예를 만기 없이 연장한다. 기업은행도 최장 2년의 상환유예기간을 추가 연장중이다.

또한 농협은행은 최장 10년의 분할상환 전환을, 농협중앙회는 최장 10년(신용)·20년(담보) 분할상환 전환과 최장 2년 상환유예 등을 지원한다.

은행권에서는 해당 프로그램 외에도 9월 상환유예 만기가 도래하는 차주 중 연체가 우려될 정도로 취약한 경우에는 별도의 지원 방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원리상환연장 및 금리감면, 필요한 경우 대환 등도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형평성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검토를 거친다는 입장이다. 9월초 이후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금융당국과 은행권의 대응으로 오는 9월 코로나 대출 상환유예 만기가 도래해도 시장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 진단이다.

다만 상환유예와 만기연장 모두 막대한 연체부실을 뒤로 미루는 '폭탄돌리기'라는 점에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금감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말 기준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코로나 대출 잔액은 37조6158억원에 달한다.

이중 만기연장이 36조1845억, 상환유예가 1조4313억원이다. 대출상환이 가능한 수준의 경기부양책이 없다면 코로나 연체부실이라는 '폭탄' 제거가 쉽지 않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 방침이 없더라도 골목상권이 회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들에게 무리한 상환을 요구하는 건 은행에도 마이너스다. 상생하는 방안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면서도 "기업대출과 가계대출 모두 연체율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코로나 연체까지 겹치면 부담이 커진다. 현명한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peterbreak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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