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 정부가 이란에 수감된 미국인 수감자를 석방하는 조건으로 한국 내 이란 자금 60억 달러의 동결을 해제하기로 합의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이날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 정부가 수감중인 이란계 미국인 5명을 미국으로 보내주면, 미국도 제재 위반 관련 이란인 수감자를 석방하고 한국에 동결돼 있는 이란의 석유자금도 해제해주는 합의가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그 첫 단계로 이란의 악명높은 에빈 교도소에 간첩 혐의로 수감돼 있던 이란계 미국인 시아막 나마지씨 등이 감옥에서 나와 가택연금 상태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오스트리아 빈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 앞에 설치된 이란 국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
나마지의 변호사인 자레드 겐서는 나머지 4명의 수감자도 석방돼 수도 테헤란의 한 호텔로 이송됐으며, 해외로 떠나는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까지 수주일 동안 이곳에 억류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에빈 감옥에서 가택연금으로 이송된 것은 중요한 진전"이라고 말했다.
NYT는 조 바이든 미국 정부 당국자들은 이란에 제공할 합의의 대가에 대해선 언급하거나 확인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미국 백악관은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이란에 부당하게 구금된 미국인 5명이 석방돼 가택연금이 됐다"면서 "이는 고무적인 조치이지만, 이들 5명의 미국인은 원래 구금돼선 안될 사람들이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앞으로 이들이 미국으로 돌아올 때까지 상황을 계속 지켜볼 것이라면서도 협상 조건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NYT는 이번 합의에 정통한 사람들에 따르면 이란계 미국인들이 미국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허용되면 바이든 정부 역시 미국내에 제재 위반혐의로 수감중인 몇명의 이란인들을 석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와함께 미국 정부는 대 이란 제재로 한국 내 동결돼 있는 석유판매 대금 등 60억 달러를 카타르 중앙은행 계좌로 옮기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자금은 현재 힌국의 IBK 기업은행과 우리은행에 동결돼 있는 상태이며, 이란은 그동안 한국 정부에 동결자금 해제를 강력히 요구해왔다. 이란측은 동결자금 규모가 70억달러에 이른다고 주장해왔다.
NYT는 한국의 이란 자금이 이체되면 카타르 정부에 의해 통제되며, 이란 정부는 이 자금을 의약품과 식량과 같은 인도주의적 용도로만 사용할 수 있게 된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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