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17일(현지시간)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공식 회의에서 탈북민 출신인 대학생이 나와 북한의 인권 침해 실상과 함께 북한 정권의 변화를 촉구해 눈길을 끌었다.
안보리는 이날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공개 회의를 진행했다. 안보리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주제로 공개 회의가 열린 것은 지난 2017년 이후 처음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각국의 모두 발언에 앞서 북한 인권 실상에 대한 보고와 증언이 이어졌다.
탈북민으로 현재 한국외국어대에 재학중인 김일혁씨는 영어로 북한의 인권 침해와 자신과 가족이 겪은 참상을 생생히 전달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증언하는 탈북민 대학생 김일혁씨. [사진=유엔TV 캡처] |
그는 "북한 주민에게는 인권도, 표현의 자유도, 법치주의도 없다"면서 "정권에 반대하는 사람은 정치범 수용소에 끌려가 죽을 때까지 노역에 시달린다"고 폭로했다.
김씨는 자신과 가족들의 탈북을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북한에 남아 있던 고모 등이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가 수개월간 고문을 당했고, 3살· 5살이던 어린 조카들과도 생이별을 해야했다고 증언했다.
김씨는 증언 말미에 "나의 언어로 북한 정권에 한마디 하고 싶다"며 양해를 구한 뒤, 한국어로 "독재는 영원할 수 없습니다. 더 이상 죄짓지 말고, 이제라도 인간다운 행동을 하기 바랍니다"라고 호소했다.
그는 이어 "우리 북한 사람들도 인간다운 삶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사람들입니다"라고 말하면서 잠시 감정이 복받친 듯 목소리가 떨리기도 했다.
김씨는 2011년 가족과 함께 탈북한 뒤 현재 대학을 다니며 북한 인권 실상을 알리는 활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 발언이 끝난 뒤 안보리 의장국으로서 이날 사회를 맡은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오늘 우리는 자신이 겪은 일을 세상에 알린 한 사람의 얘기를 들었다"면서 "그의 용감한 발언에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황준국 주유엔대사를 비롯해 이날 북한의 인권 실태를 비판한 회원국들의 대사들도 김씨의 용감한 증언에 감사를 표시하며 북한 정권에 의한 자행되는 인권 탄압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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