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또다시 금리가 동결 되면서 하반기 부동산 시장에 기대감이 모이고 있다.
올해 들어 다섯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한데다 한은이 추가 인상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매수심리가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현 금리가 낮은 수준은 아니지만 더이상 인하되기 어려울 것이란 점도 주택구입을 서두르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아울러 공사비 인상과 공공분양 일정이 미뤄지는 등 단기적 공급부족 현상도 주택거래 증가에 힘을 실을 것으로 진단된다.
3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5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하자 올해 하반기 부동산 거래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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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4월, 5월, 7월에 이어 5연속 기준 금리 동결…부동산 매수 심리 ↑
한국은행은 지난 24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현행 연 3.50%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 금리를 올리기에는 최근 중국 부동산발 리스크로 소비·투자가 위축될 우려가 있고 금리를 내리기에는 가계부채 증가세와 원·달러 환율 상승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다.
지난 2월, 4월, 5월, 7월에 이은 5연속 동결이다. 이에 따라 부동산시장은 활성화에 기대감이 모인다. 하반기 부동산 시장 거래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다. 한은이 추가 인상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매수심리가 살아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금통위 발표 당시 "집값 바닥이니 대출받자는 인식이 바탕에 깔려있다"며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지 고려하면서 부동산 투자를 하셔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금리가 지난 10년처럼 연 1~2%로 낮아질 가능성이 거의 없을 것이란 언급도 던졌다.
다만 시장에서는 4~5%대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내성'이 생긴 상태다. 기준금리가 연내 또는 내년 상반기까지 오르더라도 0.25% 수준이면 5%대 이하에서 주담대 이자율이 형성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하반기 부동산 시장의 금리 부담은 줄어든 것이란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한 시장 전문가는 "한은이 여러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지만 지난해와 같은 큰 폭의 인상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 경제 상황을 볼 때 내년 상반기까지 0.5% 이상의 급등은 어려울 것이란 게 부동산 시장의 전망"이라고 말했다. 하반기에 거래가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올해 초 거래가 줄어들고 집값 하락의 주 요인으로 꼽혔던 기준금리 인상이 멈추면서 부동산 거래가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위축됐던 매수심리가 개선되면서 실제 거래까지 이어진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6월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3만9622건이다. 이는 올해 1월 1만7851건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지난 5월 거래량은 4만 746건으로 2021년 11월(4만1141건) 이후 18개월 만에 4만건을 넘어섰다. 매매수급지수도 올랐다.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8.8로 전주보다 0.8%포인트 올랐다.
거래가 늘어나면서 가격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지난 21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07% 상승하며 전 주(0.04%)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특히 서울이 0.14% 오르며 큰 상승폭을 보였고 수도권 역시 전주보다 0.04%포인트 높은 0.12%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공사비 증가·공급부족 분양가 상승 우려…가격 상승세 더 빨라질 것
더욱이 자잿값, 인건비 인상에 따른 공사비 증가에 따른 분양가 상승세는 당분간 꺾일 공산이 낮다. 이같은 분양가 상승세는 하반기 집값 동반 상승을 이끌 요인을 꼽힌다. 이와 함께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철근 누락 사태로 공공분양 일정이 미뤄지는 등 공급부족도 올 하반기 이후 실수요자들을 청약이나 집 구입을 서두르는 이유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전국 민간아파트 분양가는 3.3㎡당 1625만으로 전년 동기(1453만원) 대비 약 11.88% 올랐다. 서울의 경우 같은 기간 약 13.16% 올랐다. 서울 뿐 아니라 수도권은 물론 지방까지 분양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분양가가 지속해서 오르면서 지금이 내 집 마련에 적기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최근 청약 경쟁률이 높게 나오는 것을 보면 분양 시기가 늦어질수록 분양가가 높아질 가능성이 큰 만큼 수요자들이 매수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다만 50년 만기 주담대가 조기 종료되는데다 지금 집값 바닥론의 원동력으로 꼽히는 특례보금자리론이 대출 가능 자금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은 만기가 늘어나면서 매달 나눠 갚는 원금과 이자가 줄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내려가 타 주담대 상품에 비해 큰 액수를 빌릴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총이자액은 금리가 조금만 올라도 큰 폭으로 늘어나게 된다.
지난 25일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32~6.95%, 고정(혼합)형 금리는 연 3.90~6.30%로 집계됐다. 지난달 중순 변동형 연 4.21%~6.19%, 고정형 연 4.06~6.00%로 상단이 6%였지만 한 달 사이 7%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금리가 인하되기 전 집값이 다시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금리가 오르더라도 결국 내 집을 갖고 있다면 가격 회복이 가능하다는 점에 매수자들이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min7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