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중국 위안화 약세가 심상치 않다. 경기 둔화 우려에 더해 달러가 또 다시 강세를 나타내면서 위안화 환율이 급등하고 있다.
베이징상바오(北京商報) 7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산하 외환거래센터는 이날 위안화 기준환율을 달러당 7.1986위안으로 고시했다. 전 거래일 대비 0.0017위안 올린 것으로, 위안화 가치로는 0.02% 하락한 것이다. 전날부터 이날까지 2거래일 연속 환율을 올리면서 위안화 가치는 지난달 23일 이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7일 역내외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7.32위안에서 움직였다. 이 중 역내 위안화 환율은 장중 한때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중국 금융 정보 플랫폼 윈드(Wind) 자료에 따르면 역내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7.3202위안으로 거래를 시작했다가 장중 한때 7.3294위안까지 치솟으면서 올해 최고치인 것은 물론 2022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이후 소폭 하락하면서 오후 6시 15분(현지시간) 7.3280위안에 거래를 마쳤다. 역외 환율은 달러당 7.3208위안으로 출발했다가 7.3357위안으로 마감했다.
위안화 약세는 올해 2분기부터 가시화하고 있다. 인민은행이 이달 1일 외화 지급준비율을 인하하고, 국영은행들에 달러화를 팔고 위안화를 사들일 것을 주문했지만 환율 흐름을 뒤바꾸기엔 역부족인 모습이다.
최근 위안화 약세의 최대 '원흉'으로는 강달러가 지목되고 있다. 중신(中信)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 밍밍(明明)은 "구매관리자지수(PMI), 수출입 지표 등이 유럽 등의 경기 둔화를 나타낸 가운데, 미국 경제와 비(非) 미국 경제 간 분화가 더욱 심화하고 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기조가 예상보다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며 "달러 강세가 향후 상당 기간 이어지면서 단기적으로는 달러인덱스가 계속해서 100 이상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유로화·엔화 등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미국의 경제지표 호조 등에 힘입어 6일 105.024를 기록했다. 지난 3월 중순 이후 약 6개월 만에 또 다시 105선을 넘은 것으로, 8일 현재도 104.96을 기록 중이다.
밍밍은 "인민은행이 환율에 개입할 수 있는 수단이 상대적으로 다양한 만큼 정책 환율 안정 정책이 강화되고 전망에 변화가 생긴다면 위안화의 추가 절하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단기적으로는 내외부적 압력을 피할 수 없을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경기 둔화도 환율 흐름 전환을 어렵게 하고 있다.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이 외국인 자금의 이탈을 가속해 환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인민은행은 지난달 21일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1년물 대출우대금리(LPR)를 종전의 3.55%에서 3.45%에서 0.10%p 인하한다고 밝혔다. 다만 경기 활성화를 위해서는 인하 폭이 작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연내 LPR이 추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밍밍은 "정부의 부양 조치가 자본시장과 직접 투자에 있어 외국인 자금의 지속적인 유출세를 전환할 수 있느냐 여부가 환율 안정을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8일 외환거래센터는 위안화 기준환율을 달러당 7.2150위안으로 고시했다. 전 거래일 대비 0.0164위안 올린 것으로, 위안화 가치로는 0.23% 하락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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