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금융당국이 최근 급증한 가계부채에 경고음을 내자 금융권이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취급 중단 등 대출 완급조절을 본격화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급증 주범으로 50년 만기 주담대와 인터넷전문은행의 비대면 주담대를 지목한 상황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50년 주담대 상품을 앞다퉈 출시했던 은행들은 판매를 중단하거나 만기 기한을 40년으로 단축하고, 가입 연령을 만 34세로 제한하는 방안들을 검토중이다.
하나은행은 오는 14일부터 주담대 상품 최장 만기를 50년에서 40년으로 단축하기로 했다. 보험업계도 50년 만기 주담대 판매를 중단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지난 4일부터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한화생명이 50년 만기 주담대 취급을 중단한 이후 모든 보험사가 50년 만기 주담대 취급을 중단하게 됐다.
금융권이 초장기 주담대 취급 중단 등 발빠르게 움직이는 건 금융당국이 최근 가계대출 급증과 관련해 50년 만기 주담대와 인터넷은행의 주담대를 지목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지난달부터 은행권이 초장기 만기 주담대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체계에 문제가 없는지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50년 주담대' 등 초장기 만기 주담대가 DSR 규제 우회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지적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금융권이 대출한도를 늘리기 위해 50년 만기 대출을 사용하거나 비대면 주담대 과정에서 소득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을 대상으로 가계대출 현장 점검을 진행중이다.금감원이 인터넷은행의 가계대출 현장점검에 나선 건 최근 인터넷은행이 주담대 공급을 대폭 늘렸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잔액은 6월 말 17조3220억원으로 지난해 말(13조2960억원) 대비 30.3%(4조260억원) 늘었고 케이뱅크의 주담대 잔액도 3조7000억원으로 61.4%(1조4070억원) 증가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두 곳에서만 올 상반기 주택담보대출이 5조4360억원 급증했다.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이 비대면으로 주담대 일변도의 영업전략에 치중하다 보니 소득 심사와 연체율 관리를 부실하게 운영할 가능성도 크다고 보고 있다. 금감원은 여신 심사·리스크 관리가 대출 규정에 따라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주담대의 경우 서류 심사시스템이 잘 구현돼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이렇다보니 향후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대출 문턱이 더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편 한국주택금융공사(HF)는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를 인상하며 공급속도 조절에 나섰다. HF는 지난 7일부터 특별보금자리론의 금리를 일반형은 0.25%포인트(p), 우대형은 0.2%p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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