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글로벌 원유시장에서의 공급 차질 우려가 고조되며 14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했다.
앞서 브렌트유 가격이 90달러를 돌파했으나 WTI가격이 90달러를 돌파한 건 지난해 11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원유 배럴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 CNBC에 따르면,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이날 장중 90.04달러로 전날 종가 대비 1.6% 올랐다.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도 1.5% 오른 배럴당 93달러 선에서 거래되며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유가를 밀어붙인 건 전날 나온 국제에너지기구(IEA) 보고서 내용이다. 13일 IEA는 보고서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올해 말까지 총 일일 130만배럴의 자발적 감산을 이어가기로 함에 따라 4분기까지 상당한 공급 부족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플러스(OPEC+)의 감산에 따른 여파가 아직까지는 이란의 석유 생산 증가로 상당 부분 상쇄됐으나, 9월부터는 OPEC플러스의 감산으로 4분기 내내 상당한 공급 부족이 빚어질 것으로 봤다.
석유 재고가 줄고 있는 것 역시 공급 부족을 관측하는 배경으로 꼽혔다. IEA는 "석유 재고가 불편할 정도로 낮은 수준에 머물 것"이라며 "취약한 경제 환경을 감안할 때 (원유 시장의) 변동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WTI 가격은 이번 주 들어서만 거의 3% 상승하며 3주 연속 주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약 13% 올랐다.
또 앞서 12일 OPEC은 월간 보고서에서 4분기 원유 시장에서 수요는 기존과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 공급은 크게 줄면서 4분기 평균 원유 재고가 하루 330만배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007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역시 12일 나온 미 에너지정보청(EIA) 보고서 역시 글로벌 원유 재고 감소량이 올해 3분기 하루 60만 배럴, 4분기 하루 20만 배럴에 이를 것으로 예상해 공급 부족 우려를 키웠다.
공급 부족에 따른 여파는 이미 수치로 확인되고 있다. 어제와 오늘 이틀 발표된 미국의 8월 헤드라인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는 7월보다 상승세가 강화하며 시장 전망을 웃돌았다. 휘발유 가격 상승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탓이다.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와 PPI는 8월에도 둔화세를 이어간 것으로 확인됐으나, 고유가가 이어지면 그 여파가 물가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어 시장은 경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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