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볼로도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연방 의회를 찾아가 러시아에 대한 반격 작전을 위한 추가 지원을 호소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9개월 전 미 의회를 방문해 합동 연설을 하며 의원들의 전폭적인 호응을 받았지만, 이날 야당인 공화당 일부 의원들은 우크라이나 추가 원조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는 등 사뭇 달라진 기류를 보였다.
유엔총회 참석 차 뉴욕을 방문했던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로 이동해 의회와 국방부, 백악관을 차례로 방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먼저 의원들을 만나 백악관이 마련한 240억 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 추가 원조를 의회에서 승인해줄 것을 호소했다.
이날 가장 눈길을 장면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공화당 원내 리더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과의 만남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추가 원조 방안이 의회를 승인을 얻으려면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에서의 통과가 관건이다.
매카시 의장은 9개월 전에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의회 연설을 초청했지만, 이날은 비공개로 면담을 가졌다.
매카시 의장은 미국의 원조가 제대로 사용되고 있는지, 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상대로 승리를 거둘 수 있는 전략과 준비를 갖췄는지 등에 대해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 의구심이 크다면서 이에 대한 확고한 해답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 의회를 방문,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오른쪽)과 공화당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와 함께 걸어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제로 공화당 강경파 하원의원 23명과 상원의원 6명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의회 방문에 맞춰 백악관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지원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는 서한을 전달하기도 했다.
공화당내 강경파 의원들은 이밖에도 이날 당 지도부가 마련한 국방예산안 통과를 무산시키는 등 매카시 의장을 압박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상·하 의원들과의 면담에서 미국의 추가 원조가 없으면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질 것"이라면서 지속적인 지원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밖에 러시아의 공습에 대비하기 위한 방공 무기와 러시아의 군수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 300km의 에이큼스(ATACMS) 지대지 미사일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의원 면담을 마친 뒤 언론과의 별도 회견도 없이 국방부 청사 방문을 위해 이동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달라진 의회 일각의 우크라이나 지원 피로감과 회의론을 극복하고 추가 지원 승인을 이끌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고 전했다.
한편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 바이든 대통령이 주요 방공 무기가 포함된 우크라이나 지원 패키지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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