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집값 반등세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상황에서 서울 아파트 매도물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주목된다.
고금리와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주택시장 불확실성이 좀처럼 가시지 않으면서 집주인들이 최근 상승한 가격에 처분하려는 움직임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단기간에 집값 반등세가 강하게 나타나 관망하려는 수요도 늘어 시장에 매도물량 적체현상이 더 확산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서울 아파트 매도물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김보나 인턴기자] |
30일 아파트 실거래가 제공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한달전(7만 139건) 대비 6.9% 증가한 7만4981건으로 집계됐다.
서울 25개 구 모두 매도물량이 증가했다. 가장 증가폭이 큰 지역은 송파구로 한달전(5278건) 대비 11.0% 늘어난 5859건으로 나타났다. 송파구는 서초구와 함께 유일하게 올해 연간 아파트 변동률이 플러스로 전환된 지역이다. 작년 하락폭이 컸던 만큼 반등세가 강하게 나타났다. 매도호가가 치솟자 거래가 주춤하고 관망세가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같은 기간 도봉구는 2063건에서 2272건으로, 서대문구는 2365건에서 2602건으로, 중랑구는 2052건에서 2253건으로 각각 증가했다.
상대적으로 투자수요가 많은 강남지역도 팔겠다는 물량이 늘었다. 서초구는 한달전(5323건)과 비교해 6.3% 증가한 5658건, 강남구는 6277건에서 5.4% 늘어난 6616건으로 집계됐다. 강동구도 3737건에서 3922건으로 불었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올해 1월 4만 건대 후반에서 5만 건대 초반을 오갔다. 4월 들어 6만 건대로 늘더니 지난달 26일 처음 7만 건대(7만406건)로 올라섰다.
매도매물 증가 현상은 전국으로 나타나고 있다. 경기도 매물은 12만5140건에서 13만1463으로, 인천은 2만9649건에서 3만1149건으로 모두 5% 정도 증가했다. 매물 증가율은 제주도가 11.6%로 가장 높았고 광주 9.9%, 전북 8.6% 순으로 이어졌다.
반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정체 상태다. 지난 6월 3845건에서 7월 3595건으로 소폭 줄었다. 작년 10월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던 거래량이 9개월 만에 하락 반전한 것이다. 8월 거래량은 3824건으로 다시 늘었다. 2020년 주택경기 호황기 때 월별 1만건이 넘는 거래량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거래시장이 완전히 회복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고금리와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주택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한 데다 집값이 단기간에 급등해 거래가 주춤해졌다"며 "집값 폭락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매물 소진이 더뎌지면 시장에 물량이 더 쌓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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