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국채 금리가 10일(현지시간)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지난 3월 이후 최고의 하루를 보내고 있다.
뉴욕 채권시장에 따르면 벤치마크 10년물 수익률은 장중 전장보다 18bp(1bp=0.01%포인트) 급락해 4.62%대로 내려왔다. 30년물도 장중 4.8%대 초반까지 밀리며 강세를 보였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정책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물도 9bp 내려 4.9%대에서 거래 중이다. 전날 미국 국채시장은 콜럼버스 데이로 휴장했다.
투자자들은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조 변화에 반응하고 있다. 연준 내 몇몇 위원들은 최근 장기채 금리가 오르면서 추가 금리 인상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연준이 '비둘기파'로 돌아설 것이라는 기대를 부각시켰다.
미 연방준비제도 건물 [사진=로이터 뉴스핌] |
전날 공개 발언에 나선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은 최근 국채 금리 급등을 언급하며 연준이 신중하게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으며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채권 금리가 올라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필요성이 옅어졌다고 판단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역시 지난주 로건 총재와 같은 취지로 발언한 바 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 참가자들은 오는 11월과 12월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각각 86.4%와 72.4%로 반영 중이다.
노무라 홀딩스의 앤드루 타이스허스트 채권 전략가는 "연준 위원들은 높아진 채권 금리와 더 긴축된 금융 여건이 기준금리에 대한 그들의 생각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데 동의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은 연준이 올해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 중이다"고 설명했다. 다만 타이스허스트 전략가는 연준이 보험을 드는 의미에서 마지막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연준은 물가 오름세가 가팔라지면서 지난해 3월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했다. 제로(0) 수준이었던 연방기금금리의 목표 범위는 현재 5.25~5.50%로 올라온 상태다.
연준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고금리가 장기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회의 이후 채권시장에서는 높은 금리가 오랫동안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을 소화하며 채권 수익률이 높아졌다.
지난 주말 발생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충돌 역시 이날 채권 금리를 낮추는 재료가 되고 있다. 현재까지 이스라엘과 가자지구의 사망자 수 1600명을 넘어선 상태다. 이 같은 지정학적 위험의 확대는 통상 안전 자산인 채권 금리를 낮추는 요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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