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보영 기자=미국 국채금리가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연 5.0%대를 넘어서면서, 미 국채 금리와 동조화(커플링) 경향이 짙은 우리나라 채권 금리도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시장금리 상승은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주담대 8% 공포'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미 달러화 [사진= 로이터 뉴스핌] |
19일(현지시간)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오후 5시 직후(미 동부시간 기준) 연 5.001%로 5%선을 돌파했다가 4.99%로 마감하면서 미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30년 만기 기준)도 2000년 이후 처음으로 8%를 돌파했다.
문제는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면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국내 시장 금리가 쫓아 오른다는 점이다. 실제로 19일 한국 국채 금리 역시 연고점을 넘은 상황이다. 우리나라 주담대도 미국을 따라 연 8%대로 올라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하는 이유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19일 국고채 5년물 금리는 4.210%로 전일 대비 0.063%포인트(p) 상승하며 연중 최고점을 찍었다. 20일 오전 기준 5년물 금리는 4.182%다. 10년물도 4.362%로 전일 대비 0.075%p 상승해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19일 무보증 5년물(AAA) 은행채 금리는 4.773%로 전일 대비 0.057%p 상승했다.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주담대 고정금리의 준거금리다.
은행채 발행이 늘어나면 은행채 금리도 동반 상승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달 1일부터 19일까지 은행채 순발행액은 5조1300억원으로 월별 기준 올해 최대치를 기록했다. 아직 열흘가량이 더 남은 상황에서 종전 최고 기록이었던 지난달 은행채 순발행액 4조6800억원을 훌쩍 넘어선 수치다.
변동금리와 연동된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도 3개월 만에 반등했다. 9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82%로 전월(3.66%) 보다 0.16%p 올랐다.
이에 지난 19일 기준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 등 5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4.54~7.134%로 금리 상단이 7%를 넘어섰다. 고정금리(금융채 5년)도 4.14~6.584%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이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했지만, 금통위원 6명중 5명이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졌기 때문에 긴축 강도를 올려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고, 미 국채금리 등 대외 금리 급등세로 우리나라 국채 금리가 추가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통화정책 비동조화가 나오지 않고 있어 높은 미국 금리 영향력 이어질 전망"이라며 "미국 금리 연동 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국고채 금리 변동성 확대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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