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석유 기업 셰브론이 석유탐사 기업 헤스를 인수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셰브론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생산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남미 가이아나 유전에서 사업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셰브론은 23일(현지시간) 530억 달러(약 72조 원)에 헤스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주말 셰브론 종가에 4.9%의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이다. 부채까지 포함하면 인수 규모는 600억 달러에 달하며 전액 주식 교환 방식으로 이뤄진다.
미국 경제 전문 매체 CNBC는 이번 인수에 여전히 수요가 강한 화석 연료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서 확대하려는 셰브론의 계획이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셰브론은 헤스 인수로 가이아나 유전에서 사업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헤스는 110억 배럴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가이아나 유전의 원유 및 가스 중 3분의 1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1위 석유기업인 엑슨모빌의 주도하에 헤스와 중국해양석유 집단유한공사(CNOOC)는 지난 2019년 제로(0) 수준이었던 가이아나의 원유 생산을 현재 하루 40만 배럴까지 끌어올렸다. 이들은 가이아나 유전의 생산량을 오는 2027년까지 하루 120만 배럴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셰브론.[사진=로이터 뉴스핌] 2023.10.24 mj72284@newspim.com |
대형 석유 기업들은 최근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지난 수년간 미진한 투자로 인한 재고 부족을 채우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가가 크게 뛰면서 확보할 수 있었던 풍부한 현금도 에너지 기업들이 공격적인 인수에 나설 수 있는 배경이다.
이번 인수는 엑슨이 파이어니어 내추럴 리소시스를 600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힌 지 2주도 채 지나지 않아 발표됐다.
월가는 이번 인수 결정이 다소 놀랍다는 반응이다. 로열뱅크오브캐나다(RBC)는 "엑슨모빌이 최근 파이어니어 인수로 사실상 대규모 M&A에서 손을 뗐다는 점을 감안할 때 셰브론이 시간을 끌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에 이번 인수 시점에 조금 놀랐다"며 "퍼미안 분지에 대한 과도한 집중과 다른 곳에서 성장 부족이라는 셰브론의 포트폴리오에 대한 우려를 해결하지만, 두 회사의 밸류에이션 차이 때문에 대가를 치르게 된다"고 분석했다.
미국 동부 시간 오전 11시 5분 셰브론의 주가는 전장 대비 2.11% 내린 163.31달러를 기록했고, 헤스는 0.35% 오른 163.59달러를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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