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리틀 버핏'으로 불리는 빌 애크먼이 장기 국채 숏커버(공매도 상환 매수) 사실을 공개하며 채권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애크먼은 23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현재의 장기 금리 수준에서 채권을 계속 매도하기엔 전 세계에 리스크(risk, 위험)가 너무 많다"며 "우리는 채권을 숏커버했다"고 밝혔다.
'숏'(short)은 자산시장에서 주식이나 채권 가격의 하락을 예상할 때 이를 미리 매도(공매도)하는 것을 의미하며, '숏커버'(short cover)는 공매도한 자산을 다시 매수해 '숏포지션'을 청산하는 전략을 가리킨다.
퍼싱스퀘어 캐피털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애크먼은 지난 8월 30년물 국채 가격 하락 베팅 사실을 처음 공개한 바 있다. 당시 애크먼은 장기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면서 장기 국채 수익률도 더 상승할 것으로 봤다. 채권 금리(수익률)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최근 미 국채금리는 오름세를 이어갔다. 글로벌 벤치마크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지난주 2007년 1월 이후 처음으로 심리적 저항선인 5%를 넘겼다. 예상보다 호조를 보인 미국의 고용시장 등 경제와 기대만큼 하락하지 않는 인플레이션이 이 같은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졌다.
애크먼은 이날 경제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 그는 "경제는 최근 지표에 나타난 것보다 빠르게 둔화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사진=로이터 뉴스핌] 2023.10.24 mj72284@newspim.com |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물가를 잡기 위해 지난해 3월 이후 11차례 금리 인상을 진행했다. 미국의 기준금리인 연방기금 금리의 목표 범위는 현재 5.25~5.50%로 최근 22년간 미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아 경기를 냉각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다만 파월 의장은 내달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는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에 힘을 줬다.
앞서 이달 초 애크먼은 경기가 둔화하기 시작해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종료됐을 것으로 판단했다. 애크먼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경제 재개방 속에서 물가 오름세가 거세지자, 연준에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할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한 대표적 인물 중 한 명이다.
이날 10년물 미 국채는 장중 5.021%까지 올랐다가 내림세로 전환했다. 미국 동부 시간 오후 12시 18분 10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4.8bp(1bp=0.01%포인트) 내린 4.876%를 가리켰다. 같은 시각 30년물은 6.4bp 밀린 5.022%, 2년물은 0.6bp 상승한 5.090%를 각각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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