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국회 시정연설에 앞서 마련된 사전환담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났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환담한 것은 윤 대통령이 취임 이후 사실상 처음이다. 그간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정부 기념식 등에서 마주쳐 짧게 인사를 나눈 것이 전부였다.
환담에는 윤 대통령과 함께 해외 순방 중인 한덕수 국무총리를 제외한 5부 요인이 참석했다. 대법원에서는 대법원장 공석으로 안철상 권한대행(대법관)이 왔다. 국회에서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이 대표 등 여야 당대표와 원내대표가 참석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윤석열 대통령(오른쪽)이 31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친 뒤 퇴장하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2023.10.31 pangbin@newspim.com |
붉은색 넥타이를 착용한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42분쯤 김진표 국회의장과 함께 국회 접견실에 들어섰다. 윤 대통령은 미리 대기하고 있던 김영주 국회부의장, 이정미 정의당 대표, 김 대표, 이 대표 등과 차례로 악수했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오랜만입니다"라고 말하며 악수했다. 이 대표는 옅은 미소를 보인 채 별도 답변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국회 접견실에서 약 20분가량 대화를 나눴다. 환담에서 윤 대통령은 예산안 편성과 관련해 국회의 협조를 요청했다. 이 대표는 민생 규제에 정부의 대책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저희가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하고, 신속하게 교체해드려야 할 것이 많은데 국회 협조를 부탁드린다"며 "예산안 관련 국정 방향과 예산안 설명을 오늘 드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테고 앞으로 국회에서, 우리 정부에서도 예산안을 편성한 입장에서 언제든 요청한 자료와 설명을 성실하게 잘 해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국회의장이 되고 나서 대통령과 여야 대표, 원내대표, 5부 요인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 처음"이라며 "예산이 국민의 삶에 보탬이 되려면 내용 면에서도 적재적소에 투입돼야 하지만, 시기성을 놓쳐선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지난해 국회는 예산 처리 법정시한을 지키지 못해 후과가 아주 혹독했다"며 "지금 경제와 민생이 정말 시급한 시점이기 때문에 이번 국회에서는 금쪽같은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윤 대통령이 환담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피켓 시위를 했다. 윤 대통령은 피켓 시위를 하는 민주당 의원 앞을 지나 곧장 환담장으로 향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치고 본회의장을 나서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2023.10.31 pangbin@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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