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지나 이지용 기자 = 삼성전자가 내년부터 AI반도체로 알려진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 공급량을 크게 늘리는 한편 모바일에 생성형 AI를 적용할 계획을 밝혔다.
31일 삼성전전자는 3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각 사업부문별 컨퍼런스콜을 진행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67조4047억원, 영업이익 2조433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연초부터 이어진 반도체 업황 둔화로 상반기 반도체 사업부가 대규모 적자를 냈다면, 3분기부턴 적자폭이 감소되는 흐름을 보였다.
이에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 중 수요가 늘고 있는 HBM 중심으로 공급량을 확대하며 반도체 위기의 활로를 찾는 한편 성장 정체국면에 접어든 모바일 사업에 생성형 AI를 적극적으로 적용해 살 길을 모색할 계획이다.
◆"2024년 메모리반도체 선별적 감산 이뤄질 것"
삼성전자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김재준 삼성전자 부사장은 "내년 HBM 공급 역량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2.5배 이상의 HBM 공급량을 확보할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올해 3분기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사업을 하고 있는 DS사업본부는 영업손실 3조750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기록했다. 반도체 업황 둔화 속 대규모 적자를 내고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는 지난 2분기 4조36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3분기엔 2분기에 비해 적자 규모를 줄였지만, 하반기에도 반도체 업황 둔화가 이어지며 반도체 적자 기조에선 벗어나지 못 했다. 반도체 업황이 내년에야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 속 AI반도체로 알려진 HBM 제품의 경우 AI 시장 개화와 맞물려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김 부사장은 "HBM 공급 확보를 위해 현재 고객사와 공급과 관련한 협의를 완료했다"면서 "HBM3는 3분기 양산 제품 공급이 시작됐고, 4분기 고객사 확보를 통해 판매를 본격화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은 아직 HBM에서 SK하이닉스에 뒤처지기 때문에 각종 신사업 발굴 및 단행으로 수익성을 추가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면서 "새 메모리를 개발 및 양산해야하고 투자에도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3분기 실적에 있어 긍정적인 부분은 지난해 말부터 이어졌던 반도체 기업들의 감산 노력으로 메모리 반도체 재고가 상당부분 건전화되며, 내년부턴 수요 회복이 기대된다는 점이다.
김재준 부사장은 "2024년엔 메모리의 일부 선별적 감산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전반적인 설비투자(CAPEX) 축소 현상 등을 감안하면 2024년 업계 내 비트 그로스(Bit Growth·메모리 용량을 1비트 단위로 환산하여 계산한 메모리 반도체의 생산량 증가율) 성장률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하이브리드AI로 모바일 새로운 기준 정립"
삼성전자 사업의 또 다른 축인 휴대폰·가전 사업의 경우 플래그십 모델을 중심으로 글로벌 소비 위축에 대응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3분기 DX사업부문 매출액은 44조2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7% 매출 규모가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3조7300억원을 기록하며 예년 수준의 이익 규모를 이어갔다.
스마트폰 시장의 경우 글로벌 성장의 정체 국면에 진입한 상황에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모바일 기기에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능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다니엘아라우조 삼성전자 상무는 "향후 스마트폰은 AI의 가장 중요한 접근 포인트"라며 "11억대에 이르는 삼성의 디바이스 경쟁력을 기반으로 온디바이스·서버·디바이스 등 기술을 활용한 하이브리드 AI를 통해 모바일 기기의 새로운 기준을 정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측은 또 스마트폰 사업에 대해 폴더블폰 '원조' 지위를 가지고 점점 커지고 있는 폴더블폰 시장에서 경쟁사와 격차를 벌이는 한편, 이를 중심으로 연간 플래그십 출하량을 두 자릿수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더불어 태블릿은 대화면 트렌드에 부합하는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웨어러블의 경우 웰니스(Wellness) 기능을 강화해 라이프스타일을 중시하는 고객 수요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스마트폰과 PC 등 수요는 10년 만에 최저치로 예상되고, 제조사들의 수요도 하락했다"면서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다가오면서 내년 스마트폰 출하량은 올해보다 증가할 것이고, 내년 PC 출하량도 커지면서 반도체 수요도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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